미술계 ‘조영남 유죄’ 대체로 수긍…“무조건 법정行은 유감”

미술계 ‘조영남 유죄’ 대체로 수긍…“무조건 법정行은 유감”

입력 2017-10-18 17:05
업데이트 2017-10-1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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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대작(代作)’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조영남(72) 씨가 18일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자 미술계에서는 대체로 판결을 수긍하는 분위기이다.

작품 제작에서 조수 등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있지만, 조 씨가 주장하는 조수 개념이 미술계의 일반적인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큐레이터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조 씨의 행동은 잘못됐다”면서 “아뜰리에나 스튜디오에 상주하면서 기술적으로 필요한 부분에서 조수를 고용해 합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한 것이 아니라, (대작자가) 다 그리게 하고 조 씨 본인은 사인만 해서 그림을 판매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이 큐레이터는 “특히 조 씨는 개념미술도 아닌 회화 작가”라면서 “회화에서는 필체 등 어떻게 그렸느냐가 작품의 진본성을 따지는 기준인데 조 씨는 아이디어 힌트만 줬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10년여간 활동한 한 젊은 작가도 “대작자에게 의뢰해서 만든 작품이고 그 조수도 어시스턴트 개념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신기술이나 테크닉적으로 도움을 받은 경우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유무죄를 떠나 화가가 그림을 그려 명성을 얻으려면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데 조 씨는 성공한 가수라는 점을 이용해 쉽게 명성을 얻었다”면서 “그런 점에서 조 씨는 더 책임 있게 행동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경향에는 여러 사람이 아쉬움을 나타냈다.

양 교수는 “미술계에서 잡음이 있을 때마다 법원 판결로 해결하려는 모습은 유감”이라면서 “시장 안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하는 자정의 노력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작가도 “이번 일이 법정에서 사기죄로 다뤄야 할 정도의 일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강호 판사는 이날 조 씨의 사기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조 씨 그림을 대신 그린 사람은 단순한 조수가 아닌 작품에 독자적으로 참여한 작가로 봐야 한다며 조 씨의 행위는 엄연한 사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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