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지’ 필화사건 겪은 소설가 남정현 별세

‘분지’ 필화사건 겪은 소설가 남정현 별세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20-12-21 20:58
업데이트 2020-12-22 01:4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미지 확대
소설가 남정현
소설가 남정현
민족문학작가회의(한국작가회의 전신) 고문을 지낸 소설가 남정현씨가 21일 별세했다. 87세.

고인은 1933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나 대전사범고를 졸업하고 1958년 ‘자유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1965년 발표한 대표작 ‘분지’는 우리나라가 외세에 의해 사실상 식민지화됐다는 시각을 풍자적으로 드러낸 소설이다. 고인은 이 작품 때문에 필화를 겪었다. 같은 해 5월 이 소설이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인 ‘조국통일’에 실리자 공안 당국은 반공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그를 체포했다. 1년 뒤인 1966년 정식 기소돼 실형을 받았으나 이듬해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1974년에도 민청학련 사건 및 문인 간첩단 사건 등에 연루돼 긴급조치 1호 위반 혐의로 다섯 달 가까이 구속됐다가 기소유예로 석방됐다. 고인은 이후에도 작가회의 주요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이라크 파병 반대 등 반미 성향 활동을 지속했다. 1961년 제6회 동인문학상을 받았고, 창작집으로는 ‘너는 뭐냐’(1965), ‘굴뚝 밑의 유산’(1961), ‘준이와의 3개월’(1977) 등이 있다.

한국소설가협회는 고인의 장례를 문인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남돈희(한국지도자육성장학재단 장학부장)씨, 딸 진희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6호실이고 발인은 23일 오전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20-12-22 25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