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의 연인과 함께… 피카소, 고향으로부터의 방문

7명의 연인과 함께… 피카소, 고향으로부터의 방문

입력 2013-07-10 00:00
업데이트 2013-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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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예술문화회관·예술의전당, 生家에 있던 작품 등 226점 전시

파블로 피카소(1881∼1973)만큼 여성 편력으로 세간의 관심을 많이 끈 예술가도 드물다. 페르낭드 올리비에, 에바 구엘, 마리 테레즈 등 평생 7명의 연인을 뒀고, 두 차례 결혼했다. 자녀는 4명이었다. 피카소는 남성 누드는 거의 그리지 않았다. 그에게 누드는 알고 있는 모든 것을 표현하는 작업이자 평면 위에 인체의 다양한 측면을 보여주는 것을 뜻했다. 내밀한 쾌락을 찬양하는 고유 수단이기도 했다.

피카소 생가에 소장된 피카소의 작품들. 피카소 재단 제공
피카소 생가에 소장된 피카소의 작품들.
피카소 재단 제공
‘여인 두상’. 피카소가 프랑수와즈와 새롭게 관계를 시작할 무렵인 1940년대에 제작한 작품이다. 피카소 재단 제공
‘여인 두상’. 피카소가 프랑수와즈와 새롭게 관계를 시작할 무렵인 1940년대에 제작한 작품이다.
피카소 재단 제공
이런 피카소가 직접 그린 ‘연인들’을 국내에서 처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현대 미술의 황제로 불리는 그의 작품 226점이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7월 6일~9월 22일)을 시작으로 서울과 대구 등에서 순회 전시된다. 피카소의 고향인 스페인 말라가의 생가 박물관이 소장한 4000여점 중 일부가 아시아에서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피카소는 스페인 남단의 평화로운 항구도시인 말라가에서 태어나 10살 때까지 살았다. 한가로운 말라가에서 피카소는 전설적인 존재다. 1861년 건축된 메르세드 광장의 5층 건물은 그의 출생지로 유명해졌고, 피카소 재단의 생가 박물관으로 꾸며졌다. 전 생애에 걸쳐 피카소가 그린 다양한 작품들이 이 박물관에 있다. 생가에 걸린 그의 작품이 바다 건너 해외에 전시된 것은 그간 미국과 남미 등 두 차례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번 전시는 ‘피카소의 연인들’ ‘인간에 대한 탐구’ ‘자연에 대한 해학’ ‘삽화가 피카소’ 등 4개의 컬렉션으로 구성됐다. 회화와 스케치, 판화 양식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직접 쓰고 그린 산문집도 공개된다.

스페인 말라가시 메르세드 광장의 피카소 생가 골목. 피카소 재단 제공
스페인 말라가시 메르세드 광장의 피카소 생가 골목.
피카소 재단 제공
‘칸의 아틀리에’. 피카소가 프랑스 칸에 머물 때 사용하던 라칼리포르니 저택의 작업실을 묘사한 작품. 석판화다.  피카소 재단 제공
‘칸의 아틀리에’. 피카소가 프랑스 칸에 머물 때 사용하던 라칼리포르니 저택의 작업실을 묘사한 작품. 석판화다.
피카소 재단 제공
가장 관심을 끄는 컬렉션은 ‘피카소의 연인들’. 1950년대 전후에 그린 프랑수아즈와 자클린 두상 시리즈를 비롯해 러시아 귀족의 딸로 촉망받는 발레리나였던 올가 코클로바, 17세 소녀 마리 테레즈, 사진작가 로라 마르, 마지막 연인 프랑수아즈 질로 등이다. 비전형적인 색의 사용, 대상의 단순화 등 야수파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도 있다. 포비즘(야수파)의 창시자인 앙리 마티스에 대한 오마주인 ‘의자 옆의 누드’ 등이다. 판화·드로잉·도자기 등과 피카소의 말년 모습을 담은 후안 히에네스의 사진 80여점도 볼 수 있다. ‘살로메’ ‘의자에 앉은 여인’ ‘마담 X의 초상(자클린)’ 등은 피카소의 대표작이다.

이번 전시는 인천대와 말라가대가 교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연찮게 성사됐다. 전영우(인천대 교수) 인천국제교류재단 대표는 “말라가에 피카소 생가가 있고 유족들도 아직 그곳에 살고 있어 전시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국내 미술계에 따르면 그동안 한국에서 열린 피카소 전시회는 모두 29건. 이번 전시가 기존 피카소 전시와 차별화된 점은 그의 고향 생가에 있던 살내음 나는 작품을 한국에서 처음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10월 1일부터 11월 24일까지는 서울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으로 옮겨 전시된다. 일반 1만 2000원, 초·중·고교생 1만 원. 1599-2298.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3-07-1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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