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국 330여 디자이너 참가… 즐기는 ‘대박 비엔날레’로

20개국 330여 디자이너 참가… 즐기는 ‘대박 비엔날레’로

입력 2013-08-02 00:00
업데이트 2013-08-0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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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달 6일 ~ 11월 3일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내용과 과제는

“이 땅에서 디자이너로 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힘을 북돋워 주세요.”

이영혜(60)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은 무겁게 말문을 열었다. ‘거시기, 머시기’(anything, something)를 주제로 다음 달 6일부터 11월 3일까지 59일간 광주 일원을 수놓을 디자인비엔날레를 앞두고 그간의 어려움부터 털어놨다. “예술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답은 디자인”이라면서도 “이렇게 어려운 작업인 줄 알았으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혜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
이영혜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


세계 20개국 330여명의 디자이너와 19개 기업이 참가하는 이번 행사는 이 시대의 디자인 거장과 신진들을 망라했다. 일본 출신의 세계적 건축 거장 구마 겐코, 데얀 수딕 런던디자인미술관장, 브랜든 기언 호주 국제디자인어워드 대표, 폴 스미스, 비비언 웨스트우드 등 해외 유명 디자이너는 물론 은병수 2009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 김백선 백선디자인스튜디오 대표, 장광효 패션디자이너 등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행사는 주제전을 비롯해 디자인의 정체성을 다룬 본전시, 디자인 산업화를 담은 특별전1, 지역서비스 디자인을 선보이는 특별전2, 워크숍 등 5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이 총감독은 “디자인이란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고 시장을 전제로 부가가치를 보태 창의적인 콘텐츠를 쏟아내는 행위”라며 “누구나 즐길 수 있고 디자이너가 되는 전시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흥렬 교수 등이 고안한 에너지 제로 의자(왼쪽). 앞뒤로 흔들리는 의자의 움직임을 통해 스마트폰을 충전하거나 전구의 불을 밝힌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때 런던디자인뮤지엄에 전시됐던 스포츠카(오른쪽). 스포츠 디자인 관련 대표상품으로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찾는다.  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김흥렬 교수 등이 고안한 에너지 제로 의자(왼쪽). 앞뒤로 흔들리는 의자의 움직임을 통해 스마트폰을 충전하거나 전구의 불을 밝힌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때 런던디자인뮤지엄에 전시됐던 스포츠카(오른쪽). 스포츠 디자인 관련 대표상품으로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찾는다.
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올해로 5회째인 디자인비엔날레는 이번에 가장 파격적인 행보를 예고한다. 광주시내 맛집의 ‘테이블 세팅’과 택시기사 유니폼, 쓰레기봉투에까지 디자인의 영역을 확장하는 등 ‘광주적’이면서도 실험적인 길을 모색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세계 80여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하는 국기 디자인.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남북한 동시 입장을 기원하며 이전 한반도기를 대체할 새로운 통일기를 만드는 작업이다.

이 밖에 발광다이오드(LED)를 사용한 디자인 제품, 장인과 디자이너가 협업한 공예품, 가구 컬렉션 등이 전시된다. 페트병을 재활용한 술잔을 비롯해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에서 내놓은 가죽 소재의 해먹과 전등갓 등 10여점도 눈길을 끈다. 이 총감독은 “백미 포장상품 등 디자인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농사도 결국 디자인의 무대”라며 “이제 디자인도 ‘슬로 프로덕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1976년부터 ‘디자인’ ‘행복이 가득한 집’ ‘럭셔리’ ‘멘즈 헬스’ 등을 잇따라 발간한 잡지계의 거물이자 ‘디자인 통’이다.

1995년 개막한 광주비엔날레의 동생 격인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앞으로의 과제도 만만찮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이 정부 위탁으로 2005년부터 2년 주기로 열고 있지만 흥행몰이는 부담이다. 올해 예산은 50억원. 산업통상자원부와 광주시가 20억원씩 내놓고 관람객 수입으로 나머지 10억원을 메운다. 올해 예상 관람객은 35만명 수준. 지난해 광주비엔날레(45만명)보다 10만명가량 적다.

광주비엔날레재단 관계자는 “비엔날레의 통상 손익분기점은 관람객 70만명 수준”이라며 “국내 간판인 광주비엔날레가 1회 행사 때 관람객 163만명과 77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뒤 4회 행사 이후 적자로 돌아서는 등 대부분의 국내외 비엔날레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흥행과 예술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3-08-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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