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끔찍한 흔적들 제대로 알고 계십니까

전쟁의 끔찍한 흔적들 제대로 알고 계십니까

입력 2013-03-23 00:00
업데이트 2013-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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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전쟁을 알아야 한다/ 크리스 헤지스 지음 수린재 펴냄

인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적 전환기 때마다 대부분 전쟁이 도사리고 있다. 현재 지구상에는 30여 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언제 끝날지 장담할 수가 없다. 인류는 전쟁을 혐오하면서도 전쟁의 역사와 함께해 오고 있다.

그렇다면, 전쟁을 정말 막을 수는 없을까. 전쟁이 육체와 마음과 영혼, 그리고 국가와 민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제대로 안다면 훨씬 줄어들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이라크 전쟁 발발 10주년을 맞아 많은 통계를 내놓고 있다. 전쟁 중 군의 공격으로 사망한 사람 가운데 70%(13만 4000명)는 일반인이며 기형아는 100명당 14명꼴로 태어났다. 이라크 전체 의사의 절반 이상이 전쟁 중 나라를 떠났으며 수만 명의 환자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다른 나라로 가야만 했다. 전쟁으로 인한 미국 국민의 납세부담금은 2500조원에 이른다. 미국 국민은 이라크 전쟁에 대해 58%가 잘못된 전쟁이라고 대답한다. 몇 가지 문답을 들여다보자.

■문제1 전쟁이란 무엇인가.

1000명 이상의 인간들이 참여해서 실제로 투쟁하는 행위를 전쟁이라고 정의한다.

■문제2 세계에 평화로울 때가 있었는가.

기록된 역사 이후의 시기인 지난 3400년을 돌아보면, 세계가 완전한 평화 상태에 있었던 시기는 단 268년이다. 인류 역사의 8%에 해당하는 기간이다.

■문제3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얼마나 되는가.

20세기에 전쟁으로 희생당한 사람은 적어도 1억 800만명이다.

전쟁에 관한 책은 아주 많다. 그러나 위에 열거한 것처럼 전쟁을 질문과 답을 통해 생생하게 기록한 책은 흔치 않다. 신간 ‘당신도 전쟁을 알아야 한다’(크리스 헤지스 지음, 황현덕 옮김, 수린재 펴냄)는 400여 개의 질문과 답으로 구성됐다. ‘전쟁은 원래 남성들의 일인가’ ‘전쟁 중에는 어떤 질병에 걸릴 수 있는가’ ‘전투가 끝났을 때에는 어떤 기분이 드는가’ 등의 질문을 통해 전쟁의 현실, 전쟁 후에 겪는 인간의 심리적 상태까지 문답의 형식으로 세밀하게 다루고 있다. 군과 연관된 사람은 물론 일반인도 알아야 할 일종의 ‘전쟁 매뉴얼’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저자는 뉴욕타임스에서 15년 동안 근무하면서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중동, 발칸반도 등 12군데 분쟁지역에서 종군기자로 활약했다. 실제의 전쟁과 사람들이 상상하는 전쟁과는 너무나 다르다는 사실을 체험하고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밝힌다.

실전에 참여했던 전·현직 군인들과의 인터뷰, 도서관의 방대한 자료를 참고해 오직 사실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전쟁에서 병사가 처하게 되는 상황과 심리를 명확하고 냉정하게 설명한다. 전투를 기다리는 병사의 생활, 인간을 효과적으로 살상하기 위해 고안된 여러 무기, 부상, 고통, 전후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전쟁이 남기는 여러 끔찍한 흔적들을 다루고 있다. 1만 20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2013-03-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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