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국민들의 서로에 대한 편견을 벗기다

韓·中 국민들의 서로에 대한 편견을 벗기다

입력 2013-05-18 00:00
업데이트 2013-05-18 00:0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중국, 도대체 왜 한국을 오해하나/김재현 지음·알마 펴냄

이웃나라 일본을 말할 때 ‘가깝고도 먼 나라’를 들먹인다. 지리적인 근접성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풀어버릴 수 없는 감정의 깊은 골 때문일 것이다. 근래 들어 그 ‘가깝고도 먼 나라’로 중국이 자주 회자된다. ‘중국은 잘 이해할 수 없는 나라’라는 인식 또한 짙다. 실제로 중국과 한국 사이에는 빛의 명암처럼 상반되는 관계가 얽히고설켜 있다. 그 중국과 중국인은 과연 어떤 나라이고 어떤 사람들일까.

‘중국, 도대체 왜 한국을 오해하나’(김재현 지음, 알마 펴냄)는 중국에서 공부하면서 본 중국과 중국 사람들의 속살을 흥미롭게 들춰내는 책이다. 중국에서 먼저 출간된 한국어판. 저자는 중국 최대 경제지라는 ‘21세기경제보도’와 발행부수 180만부를 자랑하는 ‘남방도시보’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중국어로 중국 사회와 경제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중국통’이다.

책은 제목 그대로, 잘 알고 있는 듯하면서도 제대로 모르는 중국과 중국 사람들을 속속들이 해부한다. 우선 ‘가깝고도 먼’ 관계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후 양국에 극단적으로 다른 이념의 정권이 들어섰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물론 그 먼 관계는 감정의 골이 큰 요인이다. 그러면서 그 먼 관계를 지속시키고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언론을 지목해 흥미롭다. 중국 안에서 갈수록 커지는 민족주의 세력에 편승한 언론 매체들이 쏟아내는 왜곡보도야말로 반한(反韓)·반중(反中) 감정을 증폭시키는 으뜸 요인이며 한국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꼬집는다.

‘한국 여성들은 모두 성형수술을 한다’는 소문을 포함해 음식과 교통문화까지 일상에서 번지는 양국 국민들의 오해와 편견의 진원지를 추적하는 대목이 흥미롭다.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을 수 없는 이유’며 ‘중국을 좋아할 수 없는 열 가지 이유’가 설득력있게 풀어진다. 세계 최강국으로 급속히 부상하면서도 여전히 개발도상국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국의 정치·사회·문화 시스템의 오류도 눈길을 끈다. 중국인들이 책을 보지 않는 이유며 오만해진 까닭, 중국 영화가 도약할 수 없는 이유, 중국 대학생의 창의성이 부족한 이유….

특히 2008년 10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중국 최대 부호 중 한 명으로 발표한 직후 주가 조작 등 혐의로 체포, 수감된 황광휘 전 궈메이(國美)그룹 회장을 포함해 정치 다툼의 희생양이 되기 일쑤인 경제인의 예는 눈길을 끈다. 중국 언론이 ‘중국 부호 리스트의 저주’로 표현하는 이 현상들은 수사기관이나 사법체계의 독립이 보장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고 한다.

“동북아에서 중국은 이미 연못 속의 고래와 같은 존재.” 어떤 식으로든 한국과 더욱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는 중국을 이렇게 표현한 저자는 “절대적 의미에서의 탈중국이 아닌, 상대적 의미에서의 탈중국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말한다. 1만 35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2013-05-18 16면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