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책]

[당신의 책]

입력 2013-08-31 00:00
업데이트 2013-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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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안규남 옮김, 동녘 펴냄) 유엔대학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현재 전 세계 성인 인구의 최상위 부자 1%가 전 세계 자산의 40%를 소유하고 있다. 반면 하위 50%가 차지한 전 세계 자산은 고작 1%. 사회적 기회를 기득권자들이 독식하는 상황에서 이런 불평등의 결과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악화되고 있다. 폴란드 출신의 세계적 사회학자인 저자는 불평등의 도가니에 몰린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왜 그 불평등을 감지하지 못하고 살아 가는지 이유를 적시한다. 불평등 사회에서 이익을 얻는 계층이 다중에게 최면을 거는 ‘새빨간 거짓말 4가지’가 그들. 경제성장은 공생 과정에서 빚어지게 마련인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경쟁은 사회 정의의 필요충분 조건이라는 주장 등을 우리는 왜 그대로 받아들이는지 면밀히 짚었다. 123쪽. 1만 2000원.

문학의 행위(자크 데리다 지음, 데릭 애트리지 엮음, 정승훈·진주영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 해체주의를 창시해 기존 서양철학의 전통을 뒤엎으며 현대철학의 새 지평을 연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 1편의 인터뷰와 10편의 에세이를 통해 그의 문학관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루소, 말라르메, 카프카, 블랑쇼, 셰익스피어 등에 이르기까지 문학과 철학을 횡단하는 데리다 특유의 해체적 독서 방식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데리다가 강조하는 핵심어는 “문학은 하나의 제도”라는 것이다. 그 자체만으로 문학적인 텍스트란 있을 수 없으며, 문학은 자연적으로 머릿속에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역사·지리적으로 지도를 그릴 수 있는 사회·법·정치적 과정에서 생겨났다는 주장이다. 610쪽. 3만 3000원.

훼손된 세상(롭 헹거벨트 지음, 서종기 옮김, 생각과사람들 펴냄) 인구 성장은 필연적으로 자원의 소비를 유발하게 마련이다. 부제(‘우리의 소비가 지구를 망치고 있다’)가 본문의 핵심 내용을 압축하고 있는 책은 인구 성장과 자원 소비의 상관 역사를 세세히 짚었다. 원시 인류는 식량에서 에너지를 얻었고 이후에는 물, 바람, 동물의 에너지를 이용하면서 필요성이 떨어지는 자원을 하나둘씩 다른 것으로 대체했다. 그러다 마침내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지구온난화의 핵심 동인인 기체 폐기물이 대기를 오염시킴에 따라 세계는 급격한 기후변화의 대재앙을 겪게 됐다. 오늘날 많은 과학자들은 환경을 압박하는 중요 문제로 인구 증가를 지목하고 있다. 생물학자인 저자는 거기에 덧붙여 폐기물과 지구촌 사회의 수요 증가 문제로도 시선을 돌려봐야 한다고 당부한다. 375쪽. 1만 8000원.

법의학이 찾아내는 그림 속 사람의 권리(문국진 지음, 예경 펴냄) 우리나라 1대 법의관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창립 멤버인 문국진 박사가 법의학자의 시선으로 미술작품 속 인권을 들여다봤다. 지은이는 예술 작품을 대상으로 고인이 된 창작자의 정신적 질병이나 심리 상태를 분석하는 병적학(病跡學) 등 전문 식견을 동원해 고야, 쿠르베, 휘슬러, 미켈란젤로, 달리 등 세계 예술사의 한 획을 그은 유명 작가들의 내면세계를 법의학적 시선으로 진단했다. 예컨대 스페인의 거장 프란시스코 고야의 그림 ‘옷을 벗은 마하’는 당시 가톨릭 사회에 물의를 빚어 종교재판에까지 회부됐으나 200여년간 작품 속 모델의 정체를 놓고 논쟁이 이어진 작품. 저자는 그림 속 얼굴의 생체 정보를 분석해 모델의 신원을 증명하는 등 수백년 전 예술 작품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되짚는다. 368쪽. 2만 5000원.



2013-08-3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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