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노벨상 위한 상품화 아닌 연구대상 돼야”

“한국문학, 노벨상 위한 상품화 아닌 연구대상 돼야”

입력 2013-10-15 00:00
업데이트 2013-10-15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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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교류진흥회·美 UC버클리대 국제문학포럼 공동주최

15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국제교류진흥회(이사장 여석기)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캠퍼스(이하 버클리대) 공동 주최로 열린 국제문학포럼에서는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이 제기됐다.

연설자로 나선 원로 문학평론가 김병익 씨는 “한국문학의 해외진출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문학 작품을 노벨상을 위한 상품화로 만들 것이 아니라 중국문학이나 일본문학처럼 연구와 분석의 대상으로, 학문적 접근 대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씨는 “작가와 작품들이 산만하게 초점 없이 선정돼 ‘통역’ 수준으로 간행되기보다는 ‘집중과 선택’의 전략으로 소수의 뛰어난 작가와 작품의 ‘번역’ 진출을 유도하는 것이 좀 더 현명한 방향”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도 “노벨문학상을 목표로 해 살아있는 현재 작가들의 작품 번역에 치중하기보다 먼저 한국문학의 독자적인 전통에 대해 바른 인식을 갖도록 우리의 옛 작품들의 활발한 소개를 권하는 (외부의) 충고도 유념해두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니얼 오닐 버클리대 동아시아언어문화학과 교수는 세계문학과 번역 문제로 발표하면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예로 들었다.

오닐 교수는 “하루키는 일본어로 작품을 쓰고 있지만 좀 더 정확하게는 일본어를 새로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확실히 하루키는 일본어로 작품을 쓰면서도 영어를 번역하는 것처럼 쓴다. 다시 말하면 그는 번역이 준비된 일본어로 작품을 쓴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루키의 작품은 외국 독자들에게 비서구적이고 이국적인 독서를 하고 있으면서 미국 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여기에 하루키가 세계적으로 어필하는, 좀 이상하면서도 논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포럼은 ‘문학의 국제교류’, ‘한국문학의 해외출판 및 번역가의 역할’, ‘대중문화 속 문학의 위치’ 등 3가지 소주제로 나뉘어 진행됐다. 소설가 김인숙 씨도 발표자로 나서 해외 독자와 만난 경험을 공유했다.

또 존 리 버클리대 사회학과 교수와 박완서·오정희·임철우 등의 작품을 번역해온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브루스 풀턴 교수 등도 세계문학의 실상과 대중문화 속 문학의 위상에 대해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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