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책]

[당신의 책]

입력 2013-10-19 00:00
업데이트 2013-10-1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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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왕국
(윌 벤슨 지음, 이한음 옮김, 까치 펴냄) 세포에서 분자로, 분자에서 생물로, 생물에서 식물로, 해양에서 뭍으로 올라온 식물의 진화 역사 5억년을 조명했다. 식물의 진화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함께 진화한 동물과 인류의 삶까지 지구를 움직이는 세 주체들의 관계를 다각적인 관점에서 파악했다.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지은이는 인류와 지구에 끼친 식물의 절대적인 역할론을 웅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5억년 동안 진화한 식물이 지구의 조성 자체를 바꿨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유독가스로 가득했던 지구를 청명한 하늘과 맑은 물을 품은 생명의 행성으로 바꾼 주역이 식물이라는 것. 꽃의 진화, 식물의 의사소통, 식물이 아니되 식물을 더욱 번성하게 해준 균류의 힘 등 식물세계를 에워싼 다양한 궁금증들도 풀어준다. 256쪽. 2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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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생각
(이고르 보그다노프·그리슈카 보그다노프 지음, 허보미 옮김, 푸르메 펴냄) 도대체 무엇이 삼라만상을 계획하고 구상했을까. 이는 인류역사에 걸쳐 과학과 철학을 추동한 근원적인 질문이었다. 역사를 빛낸 천재 과학자들의 성과는 결국 ‘신의 생각’을 읽어내고 싶은 궁금증에서 출발했다는 명제를 던지는 책이다. 프랑스의 쌍둥이 과학자 형제인 저자는 파이에서부터 힉스 입자까지 현대 수학과 물리학을 관통하는 과학이론들을 해박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지식을 나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증명된 물리법칙들은 결코 우연이 아니며 세계가 그 법칙에 따라 조정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하게 한다. 과학서의 면모를 충분히 갖추고서도 평범한 독자들이 술술 책장을 넘기게 만든다는 것이 책의 큰 장점이다. 288쪽.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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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유사
(조용헌 지음,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풍수지리, 사주, 불교 등 동양문화의 원형을 통해 우리 민족과 동양학의 정신세계를 탐구해온 저자(전 원광대 교수)가 이번엔 사찰(寺刹)에 코드를 맞춰 동서양의 신화를 두루 고찰했다. 저자가 이야기의 실마리를 풀어내는 근원지는 경남 양산의 천년고찰 통도사.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등의 사찰 600여곳을 답사하는 동안 우리 신화를 들여다보는 사찰 인문기행서를 구상했다”는 지은이는 이야기의 무대를 통도사로 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646년 자장율사가 터를 잡은 통도사를 들고나는 숱한 이야기들이 문화권과 국경을 초월해 그 뿌리가 닿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 인간, 자연을 톺아보는 독특한 신화 이야기는 모두 4부로 구성돼 있다. 통도사 창건 신화와 동서양의 조류 숭배 신앙, 통도사 절터에 깃든 용과 독수리 신화 등을 질펀하게 풀어내는 입담도 입담이려니와 ‘산해경’‘주역’‘삼국유사’‘정감록’ 등 다양한 문헌에 비친 통도사의 모습을 돌이켜 보는 재미는 압권이다. 264쪽.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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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해설 징비록
(류성룡 지음, 김시덕 역해, 아카넷 펴냄) 조선 중기의 정치가이자 학자인 류성룡(1542~1607)의 대표 저술 ‘징비록’을 재해석하되 현대적 의미를 두루 짚었다. 출판사가 펴내는 ‘규장각 새로 읽는 우리 고전 총서’의 다섯 번째 시리즈. 임진왜란의 원인과 결과를 분석함으로써 외세의 침략을 경계하고자 펴냈던 징비록이 그 숭고한 의미에도 불구하고 후세대가 제대로 받아들여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성에서 나온 책이기도 하다. 책의 효용 범위는 넓다. 무엇보다 국익을 우선했던 현실주의적 정치인이자 외교관, 임진왜란에 대비해 이순신을 발탁한 선견지명의 지도자, 백성과 시대를 품었던 경세가로서의 류성룡의 면모를 재확인할 수 있다. 당시로서는 대외비 외교서나 다름없었던 징비록이 분별없는 역관들 탓에 일본에 유출된 뒤 열도의 문화에 미친 파급력 등을 두루 살폈다. 역해자 김시덕은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조교수. 788쪽. 3만 8000원.



2013-10-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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