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어린이 책] 무섭게 생긴 이웃집 동물 마음은 어떨지 모르잖아

[이주의 어린이 책] 무섭게 생긴 이웃집 동물 마음은 어떨지 모르잖아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입력 2016-12-16 20:40
업데이트 2016-12-1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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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네 옆집이 수상하다!/천효정 지음/윤정주 그림/문학동네/88쪽/1만 1000원

가장하지 않은 유머, 생동감 있는 캐릭터를 빚어내며 재능 있는 이야기꾼으로 인정받은 천효정 작가가 새 작품을 내놨다. 이번에도 투명하고 천진한 아이들을 그대로 들여보낸 듯한 등장인물들이 입가에 어느새 미소를 머금게 한다.

“수상하다, 수상해! 당장 친구들한테 알려야지!” 누구의 말이든 의심하지 않고 믿고 먼저 덥석 손을 내미는 생쥐 콩이가 야단법석이 났다. 집 옆 구덩이에 온몸이 시커먼 정체 모를 짐승이 스멀스멀 나타난 것. 하도 작아 강낭콩이 데굴데굴 굴러가는 것처럼 보이는 콩이의 달음박질에 친구들이 하나씩 말을 보탠다.

남 흉보기 대장 두더지 빽은 옆집 동물이 다리가 여섯 개라는 소문을 전한다. 비꼬기 대장 개구리 씨니는 눈이 다섯 개라고 공포를 더한다. 보따리에 시체를 넣고 다닌다는 소문이 도는 청설모 아저씨 깡군은 문제의 이웃이 패거리로 다닌다는 흉흉한 소문까지 들려준다.

친구들이 살을 붙이면 붙일수록 이웃 동물은 점점 기괴해지고 공포는 몸집을 불린다. 집에 콕 박혀 있기로 한 콩이의 결심에 동물 친구들이 찾아오고 뒤이어 의문의 손님이 문을 두드린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이웃이 제 발로 찾아온 것. 그의 등장에 동물들이 공격 태세를 갖추자 생쥐 콩이가 아차, 싶다는 듯 입을 연다.

“생각해 보면 이사 온 동물의 생김새가 어떻다는 얘기만 들었지 마음씨가 어떻다는 얘기는 못 들었잖아. 무섭게 생겼다고 꼭 나쁜 동물이라는 법은 없는데 말이야.”

누군가를 순전히 믿기만 하고, 눈치는 없어도 호감 표현엔 거침없고, 얄밉게 말하지만 사랑을 갈구하는 동물들. 천진한 아이들의 모습이 깃든 이들의 이야기가 유쾌하고 사랑스럽다. 초등 저학년.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6-12-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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