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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 홍범도 하시지만 장군을 어디까지 아세요

홍범도, 홍범도 하시지만 장군을 어디까지 아세요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23-03-01 00:11
업데이트 2023-03-01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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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순 시인의 ‘민족의 장군’
소외받은 생애 소설 평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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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장군 홍범도’를 출간한 이동순 영남대 명예교수가 자료 수집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한길사 제공
‘민족의 장군 홍범도’를 출간한 이동순 영남대 명예교수가 자료 수집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한길사 제공
“홍범도 장군은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소외된 분입니다. 이번 책 이후 학자들이 연구를 더해 우리에게 좀더 알려지길 바랍니다.”

40년 넘게 홍범도를 연구한 이동순 영남대 명예교수는 평전 ‘민족의 장군 홍범도’(한길사)를 내면서 이렇게 당부했다. 이 교수는 28일 서울 중구 순화동천에서 열린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홍 장군이 자유시 참변 당시 소련 공산당과 손잡았다는 오해, 청산리전투에서 김좌진 장군을 구출했는데도 가려진 점 등 바로잡아야 할 게 여전히 남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1982년 어느 날 돌아가신 조부 이명균을 꿈에서 만났다고 한다. 조부는 시인인 그에게 ‘한국의 독립운동사를 주제로 서사시를 쓰라’고 부탁했다. 이 교수는 유생이나 지배계층이 아닌 포수 출신의 평민 홍범도에게 끌려 1983년부터 자료를 모았다. 2000년 하버드대 옌칭연구소에서 홍범도 부하들의 구술 기록을 발견하고 2003년 홍범도의 생애를 총체적으로 조명한 10권짜리 서사시를 출간했다.

이번 책은 서사시로 썼던 홍범도의 생애를 사료들을 추가해 소설 형식의 평전으로 재구성했다. 굶주린 조선 민중들이 국경을 넘고 홍경래가 난을 일으키는 시점부터 시작해 홍범도의 출생, 그가 성장하고 결의를 다지며 첫 봉기를 일으킨 일, 아내와 두 아들을 잃는 이야기 등을 소설처럼 풀었다.

중반부는 봉오동전투, 청산리대첩 등을 장군의 시점에서 그렸다. 후반부에는 흑하사변(자유시 참변) 중 남북 분열로 갈등하고, 이후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에서 경비원과 정미소 노동자로 일하다 생을 마감한 모습 등을 담았다. 각종 사료를 수록한 책은 전체 분량이 800여쪽에 이른다.

이 교수는 홍범도에 대해 “오로지 제국주의 일본과의 투쟁에 온몸을 바치고 이 과정에서 가족의 희생을 감수했다”면서 “격전의 과정에서 항상 낡은 군복으로 부하 사병들과 조금도 다름없이 생활한 모습 등은 우리가 배우고 지침으로 삼을 만하다”고 했다.
김기중 기자
2023-03-0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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