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선거 뒷거래’ 논란 봉은사 주지 임명 강행

조계종, ‘선거 뒷거래’ 논란 봉은사 주지 임명 강행

입력 2013-12-04 00:00
업데이트 2013-12-0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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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지에 불국사 관장 종상스님 추천 원학스님

조계종이 종단 안팎의 반발을 무릅쓰고 서울 강남의 대표 사찰인 봉은사 주지에 불국사 관장 종상 스님이 추천한 원학 스님의 임명을 4일 강행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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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학 스님
원학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이날 봉은사 주지(직영사찰은 관리인)에 원학 스님을 임명하고 임명장을 줬다.

1965년 도성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받은 원학 스님은 제15대 중앙종회의원과 총무원 총무부장, 문화부장, 불교중앙박물관장을 지냈다.

원학 스님은 지난 10월 선거 때 자승 스님을 도운 종상 스님의 추천으로 봉은사 주지로 내정된 것으로 최근 알려지면서 이번 인사가 논공행상이 아닌가 하는 논란을 빚었다.

조계종의 핵심 중 한 곳인 불국사의 맹주로 통하는 종상 스님은 선거에서 자승 스님 선대위 고문을 맡은 바 있다.

원학 스님 내정 소식이 전해지자 역시 선거 때 자승 스님을 도운 불교광장 대표 지홍 스님이 종회의원과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장에서 물러나겠다고 배수진을 치는 등 강한 반발이 일었다.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도 성명을 통해 “34대 집행부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주요 사찰인 봉은사 주지 인선과 관련해 구태가 재연되고 있다”며 “논공행상이라는 사적 이해관계 말고는 공적인 원칙과 기준이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봉은사 주지 임명 문제는 일회성 ‘선거 뒷거래’ 차원을 넘어 자승 스님을 비롯한 제34대 총무원 집행부의 도덕성 논란으로 번질 조짐도 보인다.

참여불교재가연대는 4일 서울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승 스님이 막장 드라마를 중단하지 않으면 종단의 난맥상 극복을 위한 여론수렴 작업을 거쳐 가장 강력한 형태의 불복운동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단체는 “봉은사 주지 임명은 선거 과정에서 이뤄진 특정 스님과의 매관매직일 뿐 아니라 총무원장 스님의 도박 의혹과 관련한 폭로를 막기 위한 추악한 거래”라고 주장했다.

또 “주지로 임명된 스님은 도박 혐의로 고발당했을 뿐 아니라 총무부장 시절 여러 문제를 일으켰고, 그를 추천한 스님 또한 해외원정 도박 의혹, 경내 골프연습장 건설, 석굴암 중앙분담금 상습 체납 등 전력에 비춰볼 때 봉은사를 공정하게 운영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이날 또 다른 직영사찰인 선본사와 보문사 주지에 각각 성본 스님과 등목 스님을 임명했다. 또 불교중앙박물관장에는 덕문 스님, 승려들의 밤샘 술판으로 논란이 된 한국문화연수원 원장에는 구과 스님을 임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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