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 인간에 대한 성찰 담은 장편소설 ‘파라한’

세계와 인간에 대한 성찰 담은 장편소설 ‘파라한’

입력 2013-10-15 00:00
수정 2013-10-1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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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포로수용소는 지구 전체다?…자본주의의 문제점/무한경쟁사회 꼬집는 신간 출간

’이 세상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나는 어디에서 왔고 여기에 왜 존재하고 있는 걸까?’

누구나 살아오면서 한두 번쯤 진지하게 고민과 성찰을 거듭해 봤을 법한 의문이다. 알고 있는 과학과 비과학의 상식을 총 동원해 봐도 답은 오리무중이다. 어쩌면 이 지구와 우주 역시 누군가의 상상 속 세계일 지도 모른다. 영화 ‘매트릭스’의 가상세계처럼 말이다.


최근 출판사 좋은땅에서 선보인 장편소설 <파라한>(저자 전명)은 이러한 의문에 우리가 사는 지구는 실상은 ‘수용소’라고 답한다. 인간은 모두 죄를 짓고 여기에 오게 됐으며 무한한 우주공간 안에 지구가 존재하지만 무한함이라는 성질 자체가 결국 사람들을 고립시키는 굴레라는 것이다.

인류가 지금껏 신봉해오고 앞으로도 꿋꿋이 지켜나갈 자본주의 이념 아래 대다수의 사람들은 무한경쟁에 노출된 상태로 평생 동안 노동을 하며 치열한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이러한 인생의 과정이 곧 수용생활임을 역설하고 있다.

소설 속에서는 인류가 창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진보된 세계인 ‘훈’이 등장한다. 훈은 한바우, 코만, 태바쿤, 쿠바이센이라는 행성들과 교류 중이며 각각의 행성들도 그들만의 고유한 우주공간을 갖고 있다.

훈은 현재의 지구보다 훨씬 더 발전돼 있는, 어쩌면 미래에 우리가 만들어 낼 세상일 수도 있다. 훈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색다른 문명과 사회체계 안에서 생을 살아간다. 인간은 직업인과 일반인으로 나뉘며 노동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다.

비록 행복을 심각하게 저해할 노동에 대한 문제를 해결했지만 훈의 인류도 마찬가지로 전쟁과 반란, 폭력을 고스란히 경험하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정의와 권력, 사랑, 정 등을 둘러싼 갈등과 고뇌도 여지없이 겪고 만다.

소설은 ‘섬 안의 수용소’, ‘일상’, ‘세상 밖으로’, ‘회귀’라는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이 옴니버스로 구성되어 있다. 네 개의 이야기들은 전혀 별개인 듯하지만 강한 연관성으로 결합되어 있으며 소설 속 주인공들은 시간과 공간의 한계, 수명의 제한을 넘나들며 스토리를 엮어낸다.

기발한 소재와 상상력, 그리고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반전까지 숨가쁘게 달려가다 보면 어느샌가 우리는 새로운 의문 앞에 서게 된다. ‘수용소와 다름없는 이곳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이토록 힘겹게 살아가도록 만들 필요가 있을까?’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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