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 명문 사학으로 우뚝 선 평양과기대

北 최고 명문 사학으로 우뚝 선 평양과기대

입력 2011-04-21 00:00
수정 2011-04-21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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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大·김책공대생 등 수재간 입학경쟁인터넷 개통에 CNN도 시청 가능…”南교수진 빨리 와야”

지난해 10월 역사적인 개교를 한 평양과학기술대학(PUST)에 북한 수재들의 입학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평양, 원산, 함흥 등지의 우수 고교생은 물론 최고 명문인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종합공과대 재학생들도 ‘전과목 영어강의’ ‘선진학문 교육’ 등의 기치를 내건 이 학교의 문을 노크하고 있다.

평양과기대를 이끄는 김진경 총장(연변과기대 총장)은 2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아주 뛰어난 데다 순수하고 열정적이어서 교수들이 좋아한다”며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웨슬리 브루어 교수도 지금까지 가르친 어느 학생들보다 낫다고 말하더라”고 소개했다.

박찬모(76. 전 포스텍 총장) PUST 명예총장은 “개교 후 인터넷이 들어오고 교수들에 국한된 것이지만 CNN도 볼 수 있는 등 여러 변화가 생겼다”며 “인터넷 개통은 학생들이 논문 작성시 외국 논문을 참조할 수 있어야 하고 교수들에게도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더니 북측이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박 명예총장은 “북한대학이 이론은 강하지만 지식의 산업화와 상업화에 약한 편”이라며 “PUST는 지식산업복합단지를 통해 배운 지식을 산업화, 상업화해 북한의 경제발전과 국제교류 협력에 이바지하는 역할을 하고 이런 노력을 통해 국제적으로 명성을 쌓아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초창기라 실험실 등을 갖추지 못했지만 곧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우리 학교는 이론과 응용을 모두 중요시하기 때문에 지식산업복합단지를 둬 지식의 산업화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본과생 대부분이 김책공대나 김일성대에서 1∼2학년을 마치고 온 학생들이어서 더욱 기대된다는 그는 “PUST에 가면 실컷 먹을 수 있다는 소문이 난 것도 우수 인재가 몰리는 또 다른 배경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과학기술특보직도 역임한 그는 두 달간 체류 일정으로 이달 13일 학교로 돌아갔다.

북한의 유일한 사립 국제대학인 PUST는 농생명학부, 정보통신공학부, 경영학부 등 3개 학과에 작년 가을 평양 거주 학생을 중심으로 대학원생 60명과 본과생 100명을 선발한 데 이어 지난달 25일 전국 출신의 본과생 100명을 뽑았다.

학생 선발은 북한 교육성과 김진경 총장(미국 국적), 허광일 총장, 박상익 부총장(이상 북한측) 등이 협의해 선발한다. 대학원생은 김책공대 출신이 약 30여명으로 제일 많은데 주로 ICT 분야가 많고, 김일성종합대 출신은 생명공학과 출신이 다수다.

교수진은 미 시민권자로 메릴랜드대 전산학과 교수 출신인 박 총장과 서울대 물리학과 출신의 한국계 캐나다 시민인 주병돈 교수, MIT 출신인 브루어 교수 등 미국,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중국 등 5개국 출신의 32명이 부임했으며, 독일과 호주에서도 부임하면 47명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남한 교수 10여명도 부임을 위해 통일부에 방북 신청을 했으나 정부의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다.

김 총장은 “남한교수들이 꼭 그것도 조속히 와야 한다”며 “남한 교수가 북한 학생을 가르치면 남북 과학기술교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한 교수들이 문화를 잘 알고 언어도 잘 통해 인간적인 교류로 유대관계가 돈독해지면 남북간 신뢰증진으로 이어질 수 있고 북한 학생의 장단점을 잘 파악할 수 있어 이들을 국제화시키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데 유리하다고 했다.

박 총장은 북한 교직원이나 학생들이 “언제쯤 남조선 교수 오나요?”라고 묻고 있으며 미국 과학자들도 “지금처럼 이렇게 경색됐을 때 PUST를 통해 물꼬를 트고 남한 교수들이 가르쳐주면 더 고마워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하더라며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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