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대책 발표, 다음 달 초로 밀릴 수도“(한은 총재와) 두세 달 보다 더 자주 볼 것…시장안정화조치, 여러 개 마련 중”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금리 문제는 금융통화위원회 고유 권한”이라며 “정부 당국자가 금리 문제를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김 부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오찬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에는 누가 됐든 그런(금리 인상) 얘기를 구체적으로 한다면 한은 독립성에 좋은 얘기가 아니다”며 “시종일관 금리 문제는 통화 당국에서 독립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최근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현재 낮은 기준금리가 가계부채와 부동산 문제로 이어졌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뒤 시중 금리가 상승하는 등 논란이 인 것을 두고 기준금리는 한은 고유 업무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김 부총리와 이 총재는 이날 만나 재정·통화정책을 조화롭게 운용하고 리스크 요인에 신속 대응하자고 말했다.

경제 인식 공유를 위해 경제정책 총괄과 통화 당국 수장이 만난 것은 김 부총리 취임 직후인 지난 6월 이후 두 달 만이다.

김 부총리는 “경제 전반에 관해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얘기했다”며 “국제 경제 동향 문제, 금년 하반기 경제 운영 문제, 성장에 대한 문제, 부동산 문제, 가계부채에 관해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총재님께 정부 경제정책 방향, 재정 정책에 관한 생각, 예산 편성 등 구체적으로 저의 생각을 말했다”며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재원 문제, 실제로 내년 예산에 국정과제가 어떻게 들어갈 것인지, 그것을 위해 세출 구조조정 어떻게 할 것이며 우리 경제에 필요한 구조개혁을 어떻게 할지 말했다”고 덧붙였다.

정례적으로 회동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앞으로 두석 달에 한 번 만나는 것보다 더 자주 만날 것”이라며 “업무협조를 잘하고 있기 때문에 총재님과 편하게 자주 만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회동 시간이 예정보다 30∼40분 더 길어졌으나 김 부총리는 “예정된 시간은 별로 의미가 없다”며 “총재님과 만나면 원래 이야기를 많이 하고 주제를 특정하기보다 편하게 생각하다 보니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달 발표하기로 예정된 가계부채 대책을 두고 김 부총리는 “여러 상황상 8월 말이 될지 9월 초가 될지 (모르겠지만) 관계부처 간 준비 중”이라며 “정부부처, 한은과 긴밀하게 협조해서 하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북한 리스크와 관련해 두 수장 논의가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북한 문제는 이번뿐 아니라 몇 개월 전부터 계속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한은, 기재부, 금융위원회 간에 실무적으로 정보 교환 협의를 했다”고 말했다.

북 리스크 등으로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동원할 수 있는 시장 안정화 조치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김 부총리는 “한은의 협조를 받아 여러 가지 시나리오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며 “아직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고 국민이 안심하고 경제활동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리 인상 관련 청와대 측 발언을 두고 “부총리께서 말씀을 잘하셔서 부총리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대책에는 “앞으로 한은도 적극적으로 임해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재 역시 “북한 리스크가 불거진 후 실무자끼리 정보 교환은 다 했다”며 “늦었다는 말씀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시장 안정화 조치에 대해서도 “현 단계에서 조치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플랜(계획)은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