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식보다 업무효율·소통 중시
전 영업점 디지털창구화 추진유연근무제·근로시간 단축도
인터넷 전문은행의 ‘메기효과’로 긴장한 은행들이 보수적인 사내 문화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넥타이를 풀고 종이 서류를 없애는가 하면 근무시간도 탄력적으로 바꿔 업무 효율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종이 대신 전자문서를 활용하는 ‘페이퍼리스’도 은행권에 불고 있는 새바람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전국 800여개 지점에서 종이 신청서를 없앴고, 하나은행도 종이 없는 전자창구를 시행 중이다. KB국민은행 역시 태블릿 PC로 서류 작성이나 전자서명을 할 수 있는 디지털 창구 50여개를 운영 중이며, 연말까지 전 영업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방은행 중에선 광주은행이 처음으로 다음달 페이퍼리스 시스템을 도입하고, 모든 영업점에서 종이 문서를 없앤다.
페이퍼리스의 장점은 업무 속도가 빨라지고, 문서 분실에 따른 고객정보 유출 등의 우려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고객이 종이 신청서를 작성할 때는 15분 정도 걸리지만, 디지털 창구에선 절반가량인 7분으로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와 근로시간 단축도 확산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유연근무제를 시행 중이며, 신한은행은 재택근무를 포함한 스마트근무제를 도입했다. 국민은행은 2교대 근무(오전 9시~오후 4시, 낮 12시~오후 7시)를 통해 직원 추가 근로 없이 일부 점포 업무시간을 늘렸다. 24시간 운영되는 인터넷은행에 맞서기 위해서다.
지난달 공공기관에 도입된 ‘자녀 돌봄 10시 출근제’도 속속 받아들이고 있다. 하나은행과 광주은행, 대구은행 등이 이달 들어 초등학교 입학생 자녀를 둔 직원을 대상으로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로 늦췄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부모 역할에 충실하면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고객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8-03-22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