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슈아 웡 “홍콩시민 외면하지 말아야…송환법 철회는 중국의 시간벌기 전술”

입력 : ㅣ 수정 : 2019-09-1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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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주역’ 웡 독일서 기자회견
“獨, 홍콩에 진압용 무기 수출 중단해야”
마스 외무장관과 비공식 회동… 中 반발
中서 돌아온 메르켈 “일국양제 지지”
홍콩 ‘우산혁명’의 주역이자 ‘범죄인인도법안’ 반대 시위를 이끌고 있는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앞줄 왼쪽)이 11일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걸어 나오고 있다.  베를린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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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우산혁명’의 주역이자 ‘범죄인인도법안’ 반대 시위를 이끌고 있는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앞줄 왼쪽)이 11일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걸어 나오고 있다.
베를린 EPA 연합뉴스

독일을 방문 중인 홍콩 시위 주역 조슈아 웡이 홍콩 시위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촉구하며 중국과 홍콩 정부의 강경 진압을 비판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웡은 11일 기자회견에서 “홍콩 시민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9일 밤 베를린에 도착한 웡은 14주 동안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 홍콩 시민들을 언급하며 “우리는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 국제도시로 인정받는 홍콩의 경제적 자유를 위해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송환법을 철회했지만 이는 시간을 벌어 다음달 중국 국경일에 앞서 평화의 환상을 그리려는 전술의 일종”이라며 “시위대의 승리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홍콩 경찰의 과도한 진압에 대해 지적하던 웡은 독일에도 일정 부분 책임을 물었다. 그는 “경찰의 과도하고 잔인한 폭력 속에 1200명 이상의 시위대가 체포됐다”면서 “독일이 홍콩 경찰을 상대로 한 폭동 진압용 무기의 수출과 판매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은 인권 문제가 의제가 될 때까지 중국과의 무역 교섭을 중단해야 한다”며 독일의 행동을 촉구했다.

이날 웡의 기자회견에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연방하원에서 중국과 경제뿐 아니라 법치와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권에 대한 존중은 일반적으로 적용돼야 한다. 홍콩도 마찬가지”라면서 홍콩의 일국양제(1국가 2체제)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5~7일 방중 기간에도 중국에서 인권변호사들과 만나 인권 문제, 인터넷 검열 등에 대해 논의했다.

웡의 행보는 중국 정부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전날 연방의회 의사당 건물 앞에서 열린 보수 성향 미디어그룹 ‘악셀슈피링거’의 행사 ‘빌트 100’에 참석한 웡은 이 자리에서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웡과 마스 장관의 조우는 비공식적으로 이뤄진 자연스러운 만남이었지만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독일이 홍콩 분열분자가 입국해 반중국 분열행위를 하는 것을 허용했고, 마스 장관은 공공연히 이런 인물과 접촉했다”며 “이에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홍콩인들이 중국 국가에 야유를 퍼붓고 시위 주제가를 부르는 일이 벌어졌다.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전날 저녁 홍콩 경기장에서 열린 홍콩팀과 이란팀의 2022 월드컵 축구 예선경기 시작 직전 중국 국가인 ‘의용군행진곡’이 연주되자 많은 관중이 일제히 야유를 보내며 저항의 뜻을 나타내기 위해 등을 돌렸다. 이런 가운데 홍콩 당국은 이날 폭력 시위자를 효과적으로 색출하기 위해 신고 ‘핫라인’을 개설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9-09-1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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