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난희에게/김옥종

방금 들어온 뉴스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난희에게/김옥종

입력 2020-09-17 17:24
수정 2020-09-18 01:5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동화적 감성으로 일상을 표현. 29일까지 선화랑 개인전
동화적 감성으로 일상을 표현. 29일까지 선화랑 개인전
난희에게/김옥종

감기를 옮길까 봐
등 돌린 당신의
폐에서
순록 떼의 마른 발자국
소리 들립니다
옮겨버리면 얼른 낫는다고 해서
입술로 덮습니다
차갑게 사랑하고
뜨겁게 헤어지고픈
그런 밤이었습니다


난희. 시인의 연인은 이름이 곱다. 이름에서 가을밤 숲 냄새가 난다. 환한 달빛 속에 난초 꽃 한 송이 바람에 흔들린다. 어쩌나? 연약하고 고운 연인이 독감에 걸렸다. 등 뒤에서 가만히 껴안으니 연인의 폐에서 순록 떼의 마른 발자국 소리 들린다. 연인의 입술 위에 시인은 입술을 포갠다. 대저 시인에게 입술의 용도란 이러한 것. 전장포 밤바다에서 처음 만나 입맞춤할 때 쏟아지던 달빛의 윤슬. 반짝반짝 빛나던 젖새우들의 춤. 함께 지낸 세월의 이끼 속에 피어나는 지순한 꽃 한 송이여. 시와 삶은 서로에게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 조폭과 격투기 선수의 이력을 지닌 시인이 고향 이름을 딴 식당에서 요리를 하며 우리에게 묻는다.

곽재구 시인
2020-09-18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5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1 / 5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