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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호화군단이 유치한 2조원 퀴비, 서비스 시작 6개월 만에 ‘안녕’

할리우드 호화군단이 유치한 2조원 퀴비, 서비스 시작 6개월 만에 ‘안녕’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20-10-22 15:41
업데이트 2020-10-2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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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쇼(CES)에서 퀴비 공동설립자 제프리 카젠버그(왼쪽)와 HP 최고경영자(CEO) 출신 멕 휘트먼이 퀴비를 소개하고 있다. 이들의 뒷쪽 스크린에는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와 감독들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라스 베이거스 EPA 연합뉴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쇼(CES)에서 퀴비 공동설립자 제프리 카젠버그(왼쪽)와 HP 최고경영자(CEO) 출신 멕 휘트먼이 퀴비를 소개하고 있다. 이들의 뒷쪽 스크린에는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와 감독들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라스 베이거스 EPA 연합뉴스
할리우드 스타군단이 동원된 촉망받던 동영상 서비스 업체 퀴비가 스트리밍 서비스 시작 6개월 만에 문을 닫는다. 회사는 유치한 투자금 17억 5000만달러(약 2조원)가 가운데 남은 3억 5000만달러(약 4000억원)를 투자자들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퀴비는 페이스북과 NBC유니버셜에 매각을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퀴비는 ‘한 입에 빨리 베어문다(Quick bites)’에서 따온 말이다.

퀴비는 21일(현지시간) 오후 직원들과 투자자들에게 이같이 알리며 사업을 접는다고 밝혔다. 퀴비는 보도자료에서 “우리는 상당기간 사업을 계속할 자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사업을 접는다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남은 현금은 주주들에게 돌려주고 우리의 능력있는 동료들에게 안녕이라고 작별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퀴비는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 제프리 카젠버그와 HP 최고경영자(CEO) 출신 멕 휘트먼이 공동 설립, 지난 4월부터 길이 10분 가량의 뉴스와 오락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했다. 드림웍스와 디즈니를 이끈 거물 제작자 카젠버그에 위트만이 설립했다는 이야기에 디즈니는 물론 NBC유니버셜, 워너미디어 등이 투자에 참여하면서 순식간에 17억 5000만 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제니퍼 로페즈와 스티븐 스필버그 같은 톱스타들와 유명 감독들을 섭외하는데 성공하면서 할리우드 호화군단으로부터 흥행 보증수표를 끊은듯 했다.
짧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인 퀴비가 서비스 중단을 밝힌 21일(현지시간) 한 가입자가 미국 LA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퀴비 앱을 보는 모습. LA AFP 연합뉴스
짧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업체인 퀴비가 서비스 중단을 밝힌 21일(현지시간) 한 가입자가 미국 LA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퀴비 앱을 보는 모습. LA AFP 연합뉴스
그러나 퀴비의 성공은 여기까지였다. 서비스를 시작한 직후 월 4.99달러의 구독료 시스템은 애플과 구글의 앱스토어 내려받기 랭킹에서 밀리면서 실패 징후가 보였다. 월 8달러의 프리미엄 가입자는 아무도 없었다. 당초 서비스 첫해 유료 구독자를 700만으로 예상했으나 6개월이 흐른 지난주 약 50만이었다.

특히 외부 활동을 하는 젊은 층을 겨냥한 서비스는 시작 1주일 만에 코로나19가 미국에서 대유행하는 바람에 참패했다. 집콕하는 젊은이들은 휴대폰 대신 TV에 몰렸고,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가입자는 급증했다. 퀴비는 이날 성명에서 “(실패 이유는) 퀴비가 독립형 스트리밍 서비스를 충분히 하지 못했고, 또 하나는 타이밍”이라며 “이 두 가지가 결합할 것이라는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비스 시작 전부터 틱톡과 유튜브 등에 무료 콘텐츠가 많은 상황에서 유료 콘텐츠를 볼 가입자가 얼마나 될까라는 퀴비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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