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정치인 윤석열’ 가능성에 촉각
尹 행보 따라 대선 구도 요동칠 가능성민주 “눈에 뵈는 게 없는 게 분명” 비판
국민의힘, 함께할지 판단 못 해 신중론
장제원 의원 “대권후보 등장” 러브콜
오늘 법무부 국감서 추미애 반격 예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 본청에 들어서 승강기를 타고 있다.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국감에서 어설픈 공격성 질의로 윤 총장의 체급만 높여 준 더불어민주당은 본격적으로 윤 총장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김두관 의원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보수 언론과 야당이 유력 대권후보로 지지를 보내니 대통령도 장관도 국민도 아무것도 눈에 뵈는 게 없는 게 분명하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도 논평에서 “검찰총장 직분을 다하는 것이 곧 국민을 위한 봉사”라고 질타했다.
하지만 국감 이후 ‘여권 대 윤 총장’의 정치적 대립 구도는 더욱 분명해진 모양새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정문 양옆에는 윤 총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100여개 넘게 줄지어 섰다. 화환에는 ‘윤석열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등의 문구가 붙었다.
윤 총장의 태도도 바뀌었다. 윤 총장은 지난해 7월 국회에서는 “정치에 소질도 없고 정치할 생각도 없다”고 잘라 말했지만 이번에는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국민을 위한 봉사’는 정계 진출로 해석이 가능하다.
윤 총장이 임기를 마치는 내년 7월은 각 정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본격 진행되는 시기다. 윤 총장이 인물난에 허덕이는 국민의힘과 손을 잡는다면 야권 대선주자로 나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윤 총장은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야권의 선두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국민의힘은 신중론을 펴고 있다. 윤 총장이 민주당과 각을 세운다고 해서 국민의힘과 함께할 수 있다고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윤 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특검 당시 수사팀장이었고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키는 등 친박(친박근혜)·친이(친이명박)계와 구원이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퇴임 이후를 두고 벌써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장제원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 “윤 총장을 상대로 한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은 ‘대권후보 윤석열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26일 법무부 종합 국감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을 향한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20-10-26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