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개가 아닙니다, 누군가의 ‘눈’입니다

우린 개가 아닙니다, 누군가의 ‘눈’입니다

오장환 기자
입력 2021-01-14 17:12
수정 2021-01-15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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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다큐] 시각장애인 안내견 훈련 ‘퍼피 워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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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훈련사들이 지난 12일 경기 성남시 수내역 인근 탄천 구름다리에서 예비 안내견들과 함께 생활공간 훈련을 하고 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훈련사들이 지난 12일 경기 성남시 수내역 인근 탄천 구름다리에서 예비 안내견들과 함께 생활공간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각장애인 안내견의 출입을 거부하는 일이 발생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마트 직원이 훈련 중인 시각장애인 안내견에게 고성을 질렀다는 목격담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논란이 커졌다. 결국 마트 측은 “고객 응대 과정에서 견주님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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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태어난 생후 2주 된 예비 안내견 강아지들. 오는 2월 퍼피 워커 가정에 위탁될 예정이다.
경기 용인시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태어난 생후 2주 된 예비 안내견 강아지들. 오는 2월 퍼피 워커 가정에 위탁될 예정이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은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 과정을 거쳐 탄생한다. 안내견 학교에서 엄선한 종견과 모견이 낳은 생후 7주 된 강아지들이 일반 가정에 위탁돼 약 1년간 사회화 과정을 거친다. 강아지들의 사회화를 맡은 위탁가정의 무보수 자원봉사자를 ‘퍼피 워커’라고 부른다. 사회화 과정은 단순히 사람들과의 친밀도를 키우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예비 안내견의 성격은 어떤지, 뭘 좋아하는지, 아팠던 적은 없는지 등 꼼꼼하게 일지를 기록하는 게 퍼피 워커의 필수 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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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에 거주하는 ‘퍼피 워커’ 엄선영씨가 생후 3개월 된 예비 안내견 ‘공기’를 안고 눈을 맞추며 사회화 훈련을 하고 있다.
경기 수원시에 거주하는 ‘퍼피 워커’ 엄선영씨가 생후 3개월 된 예비 안내견 ‘공기’를 안고 눈을 맞추며 사회화 훈련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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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피 워커 가정에 지급된 물품들. 위탁 기간 동안 기본 사육용품 및 예방접종은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모두 지원하고 있다.
퍼피 워커 가정에 지급된 물품들. 위탁 기간 동안 기본 사육용품 및 예방접종은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모두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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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피 워커 가정 현관 앞에 붙어 있는 안내판.
퍼피 워커 가정 현관 앞에 붙어 있는 안내판.
지난 12일 경기 수원시에서 생후 3개월 된 예비 안내견 ‘공기’의 사회화 훈련에 한창인 퍼피 워커 엄선영(43)·백건우(14)씨 모자를 만났다. 초보 퍼피 워커인 엄씨는 “예전에 강아지를 키워 본 경험이 있는데,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남편이 이 일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엄씨는 “예비 안내견의 사회화 과정은 기간이 1년밖에 되지 않아 벌써부터 헤어질 순간을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다”면서도 “내 손으로 공들여 키운 안내견이 정식으로 합격해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뿌듯하다”고 밝혔다. 그는 “공기가 나와 아들과 함께했던 즐거운 시간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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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공간 훈련 중인 예비 안내견의 손잡이에 있는 안내견 문구.
생활공간 훈련 중인 예비 안내견의 손잡이에 있는 안내견 문구.
사회화 과정을 마친 예비 안내견들은 다시 한 달간 안내견 적합성 종합평가를 받은 뒤 합격하면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다. 훈련 기간은 6~8개월이며 훈련 장소는 안내견학교 외에 실제 생활공간인 도로, 상가, 지하철, 버스 등 다양하다. 배변, 식사 등 기본적인 훈련은 물론이고 복종 훈련, 장애물이나 위험 상황 인지 훈련 등 다각도로 이뤄진다. 이런 훈련을 거친 후 안내견으로서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으면 치료견이나 재활 보조견, 인명 구조견이 되고 그마저 여의치 않으면 일반 반려견으로 생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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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래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훈련사가 수내역 지하철 개찰구 앞에서 생활공간 훈련을 하고 있다.
박나래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훈련사가 수내역 지하철 개찰구 앞에서 생활공간 훈련을 하고 있다.
올해 14년 차인 박나래(36)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훈련사는 “처음 훈련을 시작한 개들은 일반 반려동물과 똑같다”면서 “마치 자식을 키우듯 모든 훈련사는 자신이 훈련시키는 예비 안내견들이 최종 합격하기를 간절하게 희망한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수내역에서 생활공간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박씨는 “시각장애인에게 불편한 에스컬레이터, 계단, 장애물 등 온갖 상황을 안내견에게 완벽히 교육한 뒤 실제 시각장애인에게 분양하는 것이 내 임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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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중인 박 훈련사와 예비 안내견. 박 훈련사는 “내가 훈련하는 모든 예비 안내견이 최종 합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휴식 중인 박 훈련사와 예비 안내견. 박 훈련사는 “내가 훈련하는 모든 예비 안내견이 최종 합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내견은 전 세계 30여개국의 80여개 안내견 양성기관에서 2만 5000여 마리가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건복지부의 인증을 받은 삼성화재 안내견학교가 대부분 양성하고 있으며, 세계안내견협회(IGDF) 정회원으로 1994년 안내견을 배출한 이래 해마다 10여 마리를 시각장애인에게 분양하고 있다. 현재 60여 마리의 안내견이 시각장애인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안내견 훈련사들에겐 작은 바람이 있다. 그들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안내견들을 정성껏 훈련시키는 퍼피 워커들, 묵묵히 훈련을 받는 안내견들이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을 한 번쯤은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구미경 서울시의원, 성동구상공회·한양대 최고경영자과정 수료식에서 축사

서울시의회 구미경 의원(국민의힘, 성동 제2선거구)은 지난 10일 한양대학교 HIT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성동구상공회·한양대학교 제24기 최고경영자과정 수료식’에 참석해 축사를 전하고, 지역 경제를 이끄는 경영자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날 수료식은 서울대 주영섭 교수(전 중소기업청장)의 특별강연으로 시작됐다. 주 교수는 ‘대전환 시대의 패러다임 혁명과 기업 경영혁신 전략’을 주제로,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시대 속에서 지역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전략적 통찰을 제시해 참석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 최고경영자과정은 성동구상공회와 한양대학교가 공동으로 운영한 프로그램으로, 지역 내 기업인들의 경영 역량 제고와 산업 간 교류를 지원하기 위해 매년 개설되고 있다. 구 의원은 축사를 통해 “쉽지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도 지역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수료생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라며 “앞으로도 지역 기업과 상공인이 상생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시의원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성동구상공회는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각종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한양대학교와 함께 지역산업의 경쟁력
thumbnail - 구미경 서울시의원, 성동구상공회·한양대 최고경영자과정 수료식에서 축사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2021-01-1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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