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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세상] 정치인의 막말이 만드는 카르마/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열린세상] 정치인의 막말이 만드는 카르마/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입력 2021-01-19 17:08
업데이트 2021-01-20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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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
내가 신문 칼럼을 쓰면서 다짐했던 것이 있는데, 그것은 정치 이야기는 다루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요즘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하도 많아 나라도 정치 이야기를 안 하는 게 다른 사람을 돕는 길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다짐을 깨고 정치 이야기를 하려 한다.

나는 막 카르마에 대한 책의 원고를 탈고했다. 카르마와 관련해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정치인의 ‘막말’에 대한 것이다. 정치인들은 아무 말이나 뱉어도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카르마 법칙의 입장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막말에는 엄청나게 나쁜 업보가 따르기 때문이다.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카르마 법칙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불교의 정통 교리인 이 법칙에 따르면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은 씨앗의 형태로 우리의 의식에 저장됐다가 나중에 기운이 상응할 때 발현된다. 이 법칙의 철칙은 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다.

그런데 이 법칙이 엄중한 것은 우리가 하는 모든 것에 과보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몸으로 하는 행동뿐만 아니라 말과 생각으로 하는 것이 모두 과보를 만든다. 남을 때리면 당연히 그에 대한 업보가 있지만 말로 욕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업보가 생긴다. 그뿐만이 아니라 마음으로 미워하는 것도 업보를 만들어 낸다. 이것은 예수님이 말한 ‘음욕을 품는 것도 간음하는 것과 같다’는 말씀과 통한다 하겠다.

카르마 법칙은 이렇게 말한다. 만일 나쁜 말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 언젠가는 나도 그런 아픔을 겪게 된다고 말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막말을 하면 그때 생겼던 부정적인 에너지가 내 무의식에 저장된다. 이 기운은 결코 없어지지 않고 잠재돼 있다가 그 기운에 상응하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발현하면서 좋지 않은 일을 발생시킨다.

한국의 정치인들은 그동안 저질적인 막말과 기만, 오만 등으로 국민의 마음을 얼마나 아프게 했는가? 카르마 법칙에 따르면 그들은 나중에 분명히 국민이 겪었던 아픔을 겪게 된다. 그때 그들은 혹독한 고통을 겪을 터인데 그것이 이전에 했던 막말의 과보라는 것을 알지 못할 것이다. 만일 그들이 막말을 하고 그 과보로 큰 고통을 겪을지 안다면 결코 막말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들이 저 과보를 어찌 받으려고 저렇게 경거망동하는지 외려 처량하기까지 하다.

카르마 연구가들은 우리가 예기치 못한 불행을 겪으면 그것은 전생(?) 언젠가 행했던 악행의 과보라고 생각하라고 주장한다. 그럼으로써 공연한 복수심을 갖지 말고 더이상의 카르마를 짓지 말라고 충고한다. 불교나 기독교 같은 세계 종교들이 무조건적인 용서를 가르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내가 불행을 당하는 것은 이전에 행한 악행의 과보이니 감내하고 보복하겠다는 마음을 갖지 말라는 것이다. 우리는 그래야 카르마를 소멸할 수 있다. 이것이 카르마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다.

이 카르마 법칙은 인도 사람들이 가장 먼저 발견했지만 이것을 발전시킨 사람은 현대의 서양인, 특히 미국인이다. 그중에서도 미국에서 20세기 최고의 예언자라 불렸던 에드가 케이시는 제일 유명하다. 그는 독실한 개신교도이면서 카르마 법칙을 설파했는데 수많은 사람의 전생을 읽은 것으로 이름이 높다. 그가 정리한 사례를 보면 믿을 수 없는 것들이 많이 나온다. 예를 들어 전생에 높은 귀족이었지만 밑의 사람들을 조롱하고 비웃었다는 과보로 이번 생에 수많은 장애를 갖고 태어나 평생을 고생하는 사람이 그것이다. 당사자 면전에서 그를 고문하거나 욕을 한 것이 아니고 멀리서 그 사람이 모르는 상태에서 조롱했는데도 그런 엄중한 과보를 받은 것이다.

물론 전생 같은 것들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를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학술적인 연구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돼 있고 주류 사회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 최장의 베스트셀러였던 ‘나는 환생을 믿지 않았다’라는 책을 쓴 브라이언 와이스는 정신과 의사이며 엘리트 유대인인데도 환생과 카르마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를 했다. 따라서 카르마 법칙을 사이비 이론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좀더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게 좋겠다.
2021-01-2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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