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의총, 고성 오가는 ‘칼날 공방’

한나라 의총, 고성 오가는 ‘칼날 공방’

입력 2010-02-22 00:00
업데이트 2010-02-2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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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의총은 자칫하면 큰 상처를 입기 쉬운 예리한 ‘칼날 공방’ 그 자체였다.

 세종시 당론 변경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22일 한나라당의 의원총회는 예상대로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가 정면 충돌하면서 향후 논의 과정에서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친이계와 친박계 의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토론에 대비하는 등 의총은 시작 전부터 긴장감을 자아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은 ‘세종시 원안추진이 당연한 이유’라는 유인물을 의총장 앞에 비치했다.

 그는 유인물에서 “대선 공약을 통해 세종시에 대못을 박아놓고 이를 뽑겠다고 하는 것은 제 집을 제가 부수겠다는 것이고,이 집을 부숴버린 한나라당에게는 다시는 국민 어느 누구도 집을 지어달라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원안 고수를 촉구했다.

 친이계인 김정권 의원은 미리 배포한 발언요지를 통해 “당의 큰 자산이요 유력 대권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가 어떤 경우에도 상처받아서는 안되고,임기 반환점을 앞둔 이명박 대통령이 큰 상처를 받아서도 안된다”며 “당 중진들이 나서 6인 회의건,8인 회의건 아니면 최고중진연석회의가 됐건 의총 논의를 반영해 상생의 결론을 내달라”고 촉구했다.

 의총은 초반부터 고성이 오가는 험한 분위기로 시작됐다.사회를 본 원희목 의원이 “당 대표와 원내대표 발언 이후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하자 의총장 이곳 저곳에서 “누가 비공개 회의를 동의했나.공개적으로 하자”(조원진),“두려울게 하나도 없지 않나.공개합시다”(이정현)와 같은 친박계 의원들의 거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러자 안상수 원내대표가 단상에 올라 “의총의 공개.비공개 여부는 원내지도부가 결정하는 것으로,공식 인사말씀을 마치고 비공개로 전환한 뒤 다수 의견이 공개를 원한다면 언론을 부르겠다”고 ‘중재안’을 제시,상황을 진정시켰다.

 의총은 결국 안 원내대표와 정몽준 대표의 모두 발언 이후 비공개로 진행됐다.

 한편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세종시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관성으로 거부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해 친박계에서 배제됐다는 관측을 낳았던 김무성 의원은 이날 밝은 표정으로 의총장을 찾아 친박계 의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김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과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을 차례로 찾아가 “너무 다그치지 말라”는 농담을 건넸고,두 사람도 미소로 화답했다.

 친박계 현기환 의원은 계파 의원모임인 ‘선진사회연구포럼’ 토론회에서 김 의원의 절충안에 대해 “충청도민을 속이는 방안”이라고 공개 비판했지만 이날은 김 의원의 어깨를 감싸안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날 의총장에는 소속 의원 100여명이 참석했다.애초 의총 참여에 소극적이었던 친박계 의원은 30명 가량이 모습을 보였다.박근혜 전 대표는 예상대로 불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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