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회사의 체중감량 요구는 차별행위”

인권위 “회사의 체중감량 요구는 차별행위”

입력 2011-03-07 00:00
업데이트 2011-03-0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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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는 7일 과체중 직원에게 체중 감량을 지시하고 실패할 때 사직서를 제출토록 한 것은 용모 등 신체조건을 이유로 한 차별 행위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회사측의 체중감량 강요에 따른 스트레스로 사직했다는 전자부품 생산 업체 A사 연구원의 진정에 대해 이같이 판단하는 한편 A사는 해당 피해자에게 손해배상금 500만원을 지급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4월 A사 연구원으로 입사한 정모(31)씨는 “부사장이 체격이 크거나 뚱뚱한 직원 5명을 대상으로 ‘목표 체중감량이 되지 않을 경우 사직해야 한다’는 이메일을 보내는 등 체중감량과 운동을 강요한 데 따른 스트레스로 사직하게 됐다”며 그해 7월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A사는 인권위 조사에서 “직원들에게 체중관리나 감량지시를 한 바 없다. 다만, 직원 건강증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해 검도부, 탁구부 등에 대한 장비 일체와 강사를 지원했다. 여가활동은 직원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A사 부사장이 지난해 6월 임원과 간부에게 보낸 이메일에 ‘과체중으로 산행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직원들’을 직접 거명하며 ‘한 달간 결과를 본 후 조치 예정이니 상세 계획을 보고 바랍니다. 또 미달성을 대비해 사직서를 미리 받아놓기 바랍니다’란 내용이 들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메일을 통해 ‘아침, 점심, 저녁 조깅 운동을 안 하신 경우 사유작성, 체력테스트 참석’ 등의 내용을 보낸 점에 비춰 볼 때 체중감량 지시와 퇴사 등의 압력이 있었고, 진정인 퇴사는 체중감량 달성을 강요받는 상황에서 비롯된 것으로 자의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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