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공천 첫발부터 삐걱… ‘박근혜 인사’ 도마에

與공천 첫발부터 삐걱… ‘박근혜 인사’ 도마에

입력 2012-02-02 00:00
업데이트 2012-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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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소홀” 비판 나올 듯..비대위 인적쇄신에 찬물

한나라당 진영아 공직후보자추천위원이 ‘경력ㆍ처신 논란’으로 1일 자진 사퇴함에 따라 한나라당의 4ㆍ11 총선 공천이 첫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철통 보안’ 속에 확정된 공천위원 명단이 발표된 지 불과 하루만이다.

학교폭력예방 시민단체인 ‘패트롤맘’ 회장인 진영아 공천위원은 ‘폄범한 주부의 감동 스토리’로 포장됐으나, 지난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비례대표 신청을 위한 입당 등 적지않은 정치경력이 확인됐다.

나아가 진영아 위원은 당초 “정치활동을 한 바 없다”고 말해 ‘거짓말 논란’에도 휩싸였다.

한나라당은 ‘자진 사퇴’ 형식으로 상황 수습에 나섰지만, ‘흠결없는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을 위해 선발된 공천위원이 구설수로 중도 낙마함으로써 ‘박근혜 비대위’의 인적 쇄신에 찬물을 끼얹었다.

‘보안 유지’에만 신경을 쓴 탓에 고도의 전문성ㆍ도덕성이 요구되는 공천위원에 대한 검증을 도외시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 전망이다.

◇공천 첫발부터 ‘삐걱’ = ‘박근혜 비대위’는 전날 자신감에 찬 어조로 공천위원 명단을 발표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이들 공천위원에 대해 “사회 각 분야에서 존경받는 분들이고 국민 눈높이에서 공정하게 공천심사를 해주실 분들”이라고 평가하며 “공천은 정치쇄신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4ㆍ11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간 피 말리는 ‘참신한 인재 영입’ 경쟁 속에 구성된 공천위는 2일 임명장 수여식에 이어 첫 회의를 열어 본격적인 공천심사 활동에 착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진영아 공천위원이 논란 끝에 사퇴함으로써 ‘매서운 칼날’로 기대를 모은 공천위의 칼날은 무뎌질 것으로 보이며, 공천심사에 앞서 어수선한 분위기를 추스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공천 자체가 엄청난 휘발성을 내포한 만큼 공천위원 자격시비는 향후 공천 결과에 대한 논란ㆍ갈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박 비대위원장의 ‘정치쇄신’ 의지가 타격을 받게 됐다. 이번 공천위 구성이 ‘박근혜 비대위’의 인재영입 활동의 첫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인재영입 활동의 대대적 수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른 공천위원 문제없나 = 진영아 공천위원의 사퇴가 ‘공천위원 인선 논란’의 끝이 아니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진 공천위원 사퇴 파동으로 다른 공천위원을 대상으로 한 당 안팎의 정밀검증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또다른 공천위원을 둘러싼 각종 소문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 공천위원의 과거 행적을 살펴보면 돈 문제, 직원들과의 불화 문제 등으로 구설수에 휘말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공천위원을 잘 알고 있는 한 인사는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게 공천위원이 된 그 분을 아는 사람들의 반응”이라며 “비리뿐 아니라 불미스런 일로 좋은 결말을 맺지 못한 분”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제2의 공천위원 사퇴’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진 공천위원의 자리를 공석으로 둔 채 공천위를 가동하려 했던 한나라당의 계획에는 차질이 빚어지고, 공천위를 사실상 재구성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럴 경우 ‘쇄신’을 위해 꾸려진 공천위가 ‘쇄신 대상’이 되는 셈이다.

◇‘박근혜 인사스타일’ 문제없나 = 진영아 공천위원의 사퇴로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인사 스타일을 놓고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보안 유지도 좋지만 어느 정도 검증은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냈다.

지난해말 비대위 출범에 앞서 비대위원 명단이 유출된 탓인지 한나라당은 이번 공천위원 인선 과정에서 ‘철통 보안’을 유지했다.

이 때문에 공천위 구성에 앞서 위원 이름이 밖으로 새 나가는 것은 막았지만, 당 자체 검증도 부실했고 언론에 의한 검증도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공천위원 명단이 발표될 때까지 박 비대위원장을 포함해 극소수 인사만이 그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박 비대위원장 주변의 조언ㆍ참모 그룹의 빈약한 ‘인재 풀’과 ‘인사 독점’이 낳은 결과물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명단이 발표된 직후 일부 의원은 “박 비대위원장이 인사에 있어 한계를 보였다”고 평가했고, 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은 “요즘 박 비대위원장 주변에 걱정되는 사람들이 많다”고도 했다.

물론 보수 진영의 ‘협소한 인적 네트워크’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관망론 속 박근혜 참모그룹에 비판도 = 상당수 의원들은 진 공천위원 사퇴에 대해 “지켜보자”는 반응이다. 1명의 퇴진이 공천위 활동 자체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 친이(친이명박)계 의원은 “실제 공천심사를 공정하고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으며, 다른 친이계 의원은 “쇄신 이미지를 위해 단 하나의 오점도 없이 가겠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한 친박계 의원은 “11명의 공천위원 중 1명의 사퇴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의 파장확산 차단에 주력했다.

하지만 이번 인선에 관여한 박 비대위원장 조언그룹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과 함께 또다른 공천위원으로 불길이 옮겨붙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터져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친박계 의원은 “비대위원장 주변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이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 아니겠느냐”며 “친분을 이유로 인선을 진행했다는 의구심도 든다”고 말했다.

한 쇄신파 의원은 “1명의 공천위원 사퇴는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제2의 진영아’가 나온다면 정말 심각한 일”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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