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강경 어조로 당 하부조직 ‘군기잡기’

北 김정은, 강경 어조로 당 하부조직 ‘군기잡기’

입력 2013-01-30 00:00
업데이트 2013-01-3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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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세포비서대회에서 관료주의 ‘질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당내의 세도와 관료주의를 뿌리째 뽑아야 한다”며 전례없이 강경한 어조로 노동당 말단조직 책임자들을 질타해 그 배경과 진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29일 노동당 제4차 세포비서대회에서 한 연설을 통해 “전 당의 세포비서들이 당의 의도를 똑똑히 알고 당세포 사업을 근본적으로 개선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노동당의 최하위 조직인 당세포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제1위원장은 특히 당내에서 발생하는 ‘세도’와 ‘관료주의’를 투쟁대상으로 거론하며 사소한 것도 그냥 넘기지 말고 투쟁해야 하고 다른 조직의 세도와 관료주의도 당중앙위원회 등 상급 당조직에 보고하는 등의 방법으로 “뿌리째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이런 지적은 북한에서 당 관료의 세도와 관료주의가 만연해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으로, 세도와 관료주의가 당정책의 관철과 성과 도출에 장애가 된다는 인식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금 적지 않은 당세포들에서는 당의 방침과 지시를 전달이나 하고 그것을 관철하자고 호소나 하는 식으로 사업하고 있다”며 당세포 사업이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이렇게 해가지고서는 당에서 아무리 옳은 정책을 내놓아도 그것이 제대로 관철될 수 없고 언제가도 인민생활 문제를 풀 수 없다”며 당세포의 책임자인 세포비서가 정치·군사·경제·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실력을 쌓고 ‘팔방미인’이 돼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김 제1위원장은 ‘세포비서의 날’도 제대로 운영하고 세포비서를 위한 강습과 토론회도 열어야 한다고 밝혀 앞으로 북한이 내부적으로 당세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모종의 조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김 제1위원장은 북한 주민이 노동당의 정책을 따르도록 하는 것이 북한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지난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대사(대사면)’를 실시했다며 주민과 직접 접촉하는 세포비서가 나서서 민심을 다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포비서가 김정일 위원장의 정치방식으로 유명한 ‘인덕정치’와 ‘광폭정치’를 받들어 노동당의 사상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도 끈기있게 교양하고, 죄를 지은 사람도 설득해 ‘재생의 길’로 이끌어 노동당을 중심으로 전 인민이 ‘일심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북한 최고지도자의 세포비서 ‘군기잡기’는 각종 정책을 최일선에서 집행하는 노동당 하부 조직인 당세포 비서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민심이 이반하고 당 정책에 대한 주민의 인식도 낮아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에서는 김정은 체제 들어 노동당이 정상화되고 위상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당 상층부는 어느 정도 제 기능을 회복했지만, 당세포와 같은 노동당 하부 조직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노동당 하부 조직은 1990년대 중·후반 북한을 휩쓴 ‘고난의 행군’을 거치는 동안 배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먹고사는 문제에 치중하다 보니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됐으며, 최근까지도 이런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날 김 제1위원장이 세포 비서들을 강하게 질타한 것은 집권 2년차를 맞아 당세포비서대회를 계기로 당세포 사업을 정상화함으로써 이반한 민심을 다잡고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 등의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김정은 체제가 아직 출범 초기인데다 10년 넘게 제 기능을 하지 못했던 당 말단 조직이 하루아침에 제 기능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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