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개편한 기관 차량 탄 인수위원

자신이 개편한 기관 차량 탄 인수위원

입력 2013-02-05 00:00
업데이트 2013-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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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흥 교육과학 분과 위원 수시로 이용… 부적절 처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교육과학 분과 인수위원인 장순흥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인수위 활동 기간 중 자신이 개편을 주도한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차량을 여러 차례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수위는 윤리규정 자체가 없다. 기업인, 교수, 공무원 등 각계각층 출신들이 ‘인수위원’이라는 직책을 맡으며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만큼 규정 마련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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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흥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장순흥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4일 인수위 내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장 위원은 지난달 10일부터 열흘 가까이 외부 행사와 회의장 이동 등에 KINS 관계자인 김모 실장의 차량을 이용했다. 김 실장은 인수위 파견자 명단에 없지만 KINS 내부에서는 1월 10일부터 3월 9일까지 인수위에 파견 처리됐으며, 차량도 KINS에서 두 달간 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KINS 측은 “노후 원전의 안전성 테스트에 대한 기술자문을 위해 김 실장을 인수위에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장 위원이 KAIST 논문지도 교수이고 친분이 있어, 출퇴근 편의를 제의한 건 사실이지만 장 위원이 운동 삼아 걸어 다니겠다고 사양했다”면서 “외부 행사나 미팅, 점심식사 이동 시에 동선이 겹치거나 하면 태워 드린 것은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사실이 교과부, 원안위, 지식경제부 등으로 전해지면서, 두 사람의 행동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대통령 직속의 원안위 산하인 KINS는 인수위의 부처 개편 과정에서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로 이관되고, 새로운 과제를 맡는 등 큰 변화를 겪은 만큼 김 실장이 장 위원에게 차량을 제공한 것은 이를 대비한 편의제공이었다는 것이다.

유기홍(민주통합당)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간사는 “차기 정부의 기본 틀을 잡는 인수위원들이 얼마나 도덕성에 무신경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인수위원들의 윤리규정을 마련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미국에서는 공직자가 관용 휴대전화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일이 드러나 사임했다. 네브래스카주 릭 쉬히(53) 부지사는 지난 4년간 아내가 아닌 여성 4명과 한밤중에 관용 휴대전화로 2300여건(약 2만 8000분)의 ‘부적절한 통화’를 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 2일(현지시간) 사표를 제출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2013-02-0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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