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취임식 ‘국민대통합’ 한바탕 축제

朴대통령 취임식 ‘국민대통합’ 한바탕 축제

입력 2013-02-25 00:00
업데이트 2013-02-2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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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행복ㆍ대통합ㆍ민생’ 의지 취임식장 곳곳에 반영국회앞 새벽부터 활기…장갑차ㆍ폭발물처리반 등 삼엄한 경비도

제18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이 국민이 참여하고 공감하며 즐기면서 함께 만들어가는 ‘국민대통합’ 축제의 한마당으로 치러졌다.

7만여명이 국회 앞마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시작된 취임식은 단순히 엄숙한 국가 행사가 아닌 국민을 중심에 둔, ‘국민 행복, 희망의 새 시대’라는 박 대통령의 국정비전을 구현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국회 주변 새벽부터 활기…경비도 삼엄 = 취임식이 열린 국회의사당 주변은 이른 아침부터 활기가 넘쳤다.

오전 9시20분 취임식 식전행사 시작 2∼3시간 전부터 국회 주변은 취임식 초청자들뿐만 아니라 검은색 코트를 입은 청와대 경호팀, 경찰관, 자원봉사자, 행사 진행요원들로 북적거렸다.

동이 트기 전부터 취임식에 참석하려는 국민들은 검색대 앞으로 길게 줄지어 섰다.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 휠체어를 타고 온 이 등 다양한 국민들이 역사적인 취임식을 직접 보려 국회 앞에 모여들었다. 외국인 참석자 일부는 각국 전통의상을 입고 국회 앞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 경호팀 주관으로 삼엄한 경비도 펼쳐졌다. 국회 앞 국회대로는 서강대교 남단까지 교통이 모두 통제된 채 10개 차로가 모두 취임식 참석자들을 검색하는 공간으로 변했다.

국회 주변에는 장갑차와 군(軍) 폭발물처리반 차량이 배치됐고, 경찰특공대의 폭발물 탐지견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주변 건물 옥상과 국회도서관이나 의원회관 등 국회 내 건물 옥상에도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경호 인력이 자리잡았다.

◇취임식장 ‘축제의 장’으로 변모 = 국회 본관 정면에는 대형 태극기 2개 사이에 취임식 엠블렘인 태극이 회오리치는 문양이 그려진 걸개그림이 자리잡았다. 그림 하단에는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이 한글과 영문으로 새겨졌다.

’새시대 새바람’이라는 명칭이 붙여진 엠블렘은 새 시대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이 역동의 힘으로 하나돼 전 세계인의 가슴에 희망으로 울려퍼짐을 상징한다.

객석은 국회 앞마당 중앙분수대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4곳에 마련됐으며, 중앙무대에는 박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의 자리가 배치됐다.

중앙무대 뒤에는 전직 대통령과 총리, 3부요인, 각 정당 대표, 여야 국회의원, 외국사절, 경제 4단체장, 국민대표 100명 등 내외빈 1천명이 앉는 자리가 마련됐다.

중앙무대 뒤편에는 반원형으로 대형 그림이 설치됐다. ‘희망아리랑’이라는 이 그림은 신흥우 화백의 작품으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다양한 악기로 아리랑을 연주하는 모습을 형상화하는 것으로 그림 속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첫 여성대통령인 박 대통령을 상징하는 여성으로 돼 있다.

이 그림은 박 대통령이 작년 8월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확정됐을 당시 여의도 새누리당사 외벽에 걸린 그림으로 청와대에도 걸릴 가능성이 있다.

◇ 싸이 7만여 참석자들과 ‘강남스타일’ 맞춰 말춤 = 식전행사는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신명나는 길놀이로 시작됐다.

오전 9시20분부터 한바탕 신바람나는 사물놀이가 이어진 뒤 김영임 명창이 민요합창단과 함께 ‘쾌지나 칭칭나네’를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맞춰 개사한 노래를 부르며 흥겨움을 더했다.

이어 TV 연예오락 프로그램 부동의 시청률 1위인 ‘개그콘서트’ 팀이 MC로 등장해 ‘시대공연’이라는 행사 진행을 이끌었다.

이 공연은 전 지역과 계층, 세대가 공감하며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로 기획됐다. 취임식을 국민 모두가 행복하기를 염원하며 당선인을 맞이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부터 현재의 문화강국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각 시대를 대표하는 다양한 노래를 삽입해 국민뮤지컬 ‘행복한 세상’으로 만들었다.

관악밴드 미스터브라스, 트로트가수 장윤정, 아카펠라 그룹 원더풀, 뮤지컬 배우인 남경주, 쏘나, 한지상, 정원영, 아이돌그룹 JYJ, 퓨전국악그룹 비빔 등이 1950∼1960년대부터 1970∼1980년대, 1990∼2000년대를 대표하는 노래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인지도가 높은 스타뿐만 아니라 국민합창단 300명, 뮤지컬학과 학생 120명 등도 무대에 함께 오르기도 했다.

현재 시대를 상징하는 장면은 ‘말춤’으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가수 ‘싸이’가 표현했다. 싸이는 ‘챔피언’에 이어 자신의 최대 히트곡인 ‘강남 스타일’을 개사해 말춤과 함께 선보였다.

싸이는 강남스타일을 부르기 전 “이 노래처럼 기적같은 일이 벌어지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원한다”며 말춤을 함께 추기를 권했다.

7만여 참석자들은 모두 일어나 두 손을 앞으로 겹쳐 모으고 위 아래로 펄쩍펄쩍 뛰는 말춤을 따라하며 공연을 즐기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전직대통령ㆍ외교사절 등 내외빈 속속 입장 = 주한외교단장인 펜 주한우즈베키스탄 대사를 비롯한 상주대사 102명과 비상주 대사 26명 등 총 145명의 주한 외교사절이 오전 11시 취임식 본행사를 앞두고 중앙무대 뒤편의 내외빈석에 속속 입장해 앉았다.

세계 각국에서 파견한 경축 사절단도 내외빈석 자리를 메워나갔다. 특히 브라이스 호주 총독, 잉락 태국총리, 에스피노사 페루 부통령, 응예 티 조안 베트남 부주석, 바첼렛 유엔 여성기구 총재, 보란츠오 가봉 헌법재판소장, 피오라소 프랑스 고등교육연구부장관, 다쉬티 쿠웨이트 기획개발부장관 등 8명은 여성 외빈이었다.

미국은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은 류옌둥(劉延東)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교육·문화·과학 담당 국무위원을 고위 경축사절로 보냈다. 일본에서는 정권의 2인자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왔다.

일본의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와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 포포브킨 러시아 연방우주청장,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이사장 등 세계적인 정계·경제계·학계 주요 인사도 도착했다.

심수관 일본 도예가, 김소희 오스트리아 셰프 등 전세계에서 활약하며 한국을 빛낸 한국인과 윤행자 한독간호협회장, 황춘자 재독대한간호사회장, 고창원 파독광부단체회장 등 특별초청인사도 참석했다.

강창희 국회의장과 양승태 대법원장 등 3부 요인과 각당 지도부, 여야 국회의원도 자리를 함께 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박 대통령과 경쟁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전 후보는 불참했고,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이명박 이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 입장 =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는 취임식 본행사가 시작되기 10분 전인 오전 10시50분께 행사장에 도착했다.

이 전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단상에 올라 전직 대통령과 정상급 외교사절, 3부요인과 악수하며 인사한 뒤 단상 오른편에 마련된 자리에 착석했다.

이에 앞서 전두환 전 대통령,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입장했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도 자리를 함께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건강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고, 고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도 건강 때문에 불참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포 21발 60초 동안 쏴 새정부 출범 알려 = 박 대통령이 오전 11시 정각 입장하면서 취임식 본행사가 시작됐다. 본행사는 축제의 한마당으로 치러진 식전행사와는 달리 엄숙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삼성동 사저에서 나올 때만 해도 검은색 코트를 입고 있었지만 국립현충원에서 취임식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카키색 코트에 연한 보라색 머플러를 하고 왼쪽 가슴에 보라색 나비모양 브로치를 달은 박 대통령은 국민대표 30인과 함께 단상에 올랐다.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전직 대통령, 정상급 외교사절, 3부요인과 차례로 악수를 했다. 특히 이희호 여사와 두손을 잡으며 반가움을 표하기도 했다.

애국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성악가인 소프라노 조수미와 바리톤 최현수가 지역과 계층, 세대를 넘어 구성된 300명의 국민합창단과 함께 불렀다. 국민합창단은 국립합창단 45명과 서울시립합창단 40명, 고양시립합창단 45명,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45명, 레인보우합창단 25명, 청춘합창단 25명 등으로 구성됐다. 연주는 민간 오케스트라 1호 코리안심포니(최희준 지휘)가 맡았다.

식사는 김황식 국무총리가 맡았다. 김 총리는 “앞으로 5년간 박근혜 정부가 국민행복의 희망찬 새 시대를 활짝 열고 우리나라를 세계로부터 존경받는 지구촌 모범국가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새 정부를 성원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의 취임선서 이후 군악대와 의장대의 행진 후 이들이 박 대통령에게 ‘받들어 총’으로 경례하자 박 대통령은 거수경례로 받았다.

예포는 대통령을 상징하는 21발을 3초에 한 발씩 60초 동안 쏘아 올리며 새 정부의 출범을 알렸다.

◇국민대표 30인 朴대통령 단상 오를때 함께 해 = 특별초청자 가운데 ‘국민대표’ 100명은 이날 행사 단상에 앉았다. 이들 명단에는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인 김양 전 전 국가보훈처장을 비롯해 4·19민주혁명회 문성주 회장, 제주 4·3평화재단 김영훈 이사장이 포함됐다.

고(故) 한주호 준위의 부인 김말순씨, 삼호해운 석해균 선장, 고 이태석 신부의 형 이태형 신부, 조광래 나로호발사추진단장, ‘총각네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이영석씨, WBA 패더급 챔피언 최현미 선수도 초청돼 취임식을 지켜봤다.

박 대통령이 취임식 단상에 오를 때 함께 한 국민대표 30인에는 권이종(72) 한국파독총련 부회장, 소년소녀가장인 이수진(23)씨, ‘리틀싸이’로 알려진 다문화가정 황민우(8)군, 구제역 방제작업 중 순직한 공무원 김경선씨의 어머니 권금연(68)씨, 여름딸기 ‘고하’를 개발한 이종남(46)씨 등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또 장미란(31) 전 역도 국가대표, 박찬호(40) 한국인 첫 메이저리거, 총각네 야채가게 운영자 이영석(42)씨, 2011년 해운대 바다에 빠진 여성을 구조한 뒤 의사한 고 신상봉씨 아내인 김혜정(38)씨 등이 국민대표 30인으로 초청됐다.

이밖에 단상에는 박 대통령의 동생 내외인 박지만 EG회장, 변호사 서향희씨, 5촌 조카인 방송인 은지원씨 등이 참석했다.

◇朴대통령 자신이 부른 노래 흐르는 가운데 행진 = 박 대통령은 20분 정도 취임사를 하면서 객석으로부터 박수를 30차례 받았다. 박 대통령은 대북 문제 등 자신이 강조하고 싶은 대목에서는 손으로 제스쳐를 써가며 단호한 어조로 연설을 이어갔다. 일부 참석자들은 박 대통령의 취임사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취임사가 마무리되자 축하무대가 또 펼쳐졌다. 안숙선 명창과 가수 인순이, 뮤지컬 배우 최정원,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 등 ‘4인의 디바’가 무대에 올라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음악인 아리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아리랑 판타지’를 불렀다.

대한민국 첫 여성대통령을 환영하는 의미가 담긴 이 곡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뉴에이지 뮤지션인 양방언씨가 작곡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어 주요 귀빈들과 인사를 나눈 뒤 ‘나의 살던 고향’이 연주되는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를 떠나보냈다. 박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 내외의 차량이 준비된 단상 밑 도로까지 내려와 악수를 하며 이 전 대통령을 환송했다.

박 대통령은 단상에 다시 오르지 않고 국회 앞마당 중앙 통로를 통해 행진을 시작했다.

경호인력에 둘러싸인 채 활짝 웃으며 취임식에 참석한 국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 앞마당 중간의 분수대에 원형으로 마련된 분수대무대에 올라가 환호하는 참석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답례했다.

박 대통령이 행진하는 동안에는 대선기간 자신이 직접 부른 노래 ‘행복을 주는 사람’이 흘러나왔다. 박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녹음실에서 헤드폰을 쓰고 녹음을 하는 장면이 대형스크린에 뜨자 좌중에는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처음에 박 대통령의 목소리가 나오는가 싶더니 이내 국민합창단이 노래를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국회 정문을 빠져나온 뒤에는 국산 리무진 승용차에 올라타고 카퍼레이드를 펼쳤다. 박 대통령은 지붕의 구멍을 통해 상체를 내밀고 인도의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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