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유명 음악가도 訪北…北 ‘비정치 외교’ 활발

日 유명 음악가도 訪北…北 ‘비정치 외교’ 활발

입력 2013-03-04 00:00
업데이트 2013-03-0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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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실험 국면에 美·日과 접촉 확대 노력 분석

북한 김정은 정권이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에서 미국, 일본과 각을 세우면서도 비정치·민간 분야에서는 활발한 교류에 나서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3일 일본의 지휘자 이노우에 미치요시 일행이 평양 인민극장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이노우에 씨는 한국에서도 수차례 공연한 적 있는 유명한 음악감독이자 지휘자로서 2011년 10월 방북해 북한 국립교향악단과 ‘아리랑’, 멘델스존의 ‘바이올린협주곡’ 등을 공연했다.

이에 앞서 미국프로농구(NBA)의 유명선수 출신인 데니스 로드먼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났다. 로드먼과 함께 방북한 미국 묘기 농구단 ‘할렘 글로브 트로터스’ 일행은 김일성종합대 등 평양의 각종 시설을 계속 참관하고 있다.

북한이 현재 가장 비난하는 국가인 미국과 일본의 체육, 문화계 인사가 동시에 평양에 체류하는 셈이다.

작년 12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의 발사 이후 한반도에 긴장 국면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문화, 체육 분야의 외국 인사의 방북이 잇따르는 점은 흥미로운 일이다.

세계적 인터넷기업인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도 지난 1월 초 방북한 뒤 김일성종합대, 조선컴퓨터센터 등을 찾아 북한 내 인터넷 사용 상황을 살펴봤다.

북한이 이들 외국 인사의 방북을 관심있게 보도하는 점도 주목된다.

북한은 방북 기간 로드먼 일행의 활동을 매일 전했고 로드먼과 김정은 제1위원장의 만남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북한의 주요 매체는 2011년에는 이노우에 씨의 방북 사실을 즉각 보도하지 않았고 관련 보도가 4개월이 지나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나왔지만 그의 이번 방북은 신속히 보도됐다.

북한이 미국, 일본의 민간 인사를 잇달아 초청한 것은 이들 국가와 비정치적 분야의 접촉에는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김 제1위원장이 로드먼 일행과 만찬에서 북한과 미국의 체육교류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했다고 북한 매체가 전했다.

북한은 올해 1월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의 휴대전화 소지를 허용한 데 이어 지난달 외국인에게 휴대전화를 이용한 인터넷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나아가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스포츠, 문화 교류에 그치지 않고 미국, 일본과 관계개선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로드먼 등의 방북은 스포츠, 음악을 좋아하는 김정은의 개인적 취향을 반영하고 있지만 김정은이 핵보유와 권력승계에 따른 자신감을 바탕으로 미국과 일본에 관계개선을 위한 대화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도 보인다”고 해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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