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낮춘 청와대…당청 ‘인사실패 갈등’ 봉합되나

몸 낮춘 청와대…당청 ‘인사실패 갈등’ 봉합되나

입력 2013-03-30 00:00
업데이트 2013-03-30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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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열 대국민 사과 이어 “통렬 반성…소읽고 외양간 고치더라도 고칠건 고치겠다”

새 정부 들어 30일 처음 열린 고위 당정청 워크숍에서는 청와대가 인사실패논란에 대해 한껏 몸을 낮추면서 이를 둘러싼 당청간 갈등이 봉합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워크숍 전날인 29일까지만 해도 인사실패와 관련한 대국민 사과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었고, 새누리당 내에서는 인사실패를 강하게 문제 제기한다는 기류여서 워크숍에서 파열음이 예상됐다.

그러나 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 명의의 대국민 사과문이 워크숍 당일인 이날 오전 발표되면서 기류가 변했다. 허 실장의 대국민 사과문은 새누리당 지도부의 요청을 박 대통령이 받아들임으로써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당청간에도 인사실패 논란이 계속될 경우, 박 대통령의 국정동력이 약화하고 4ㆍ24 재보선을 앞둔 새누리당으로서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동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예상대로 워크숍에서 여당의 공세는 무뎠다. 우선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허 실장이 모두발언에서 “비서실이 제대로 대통령을 잘 보좌하고 있는가 자문해볼 적에 여러 미흡한 점이 많았다는 점도 솔직히 말씀드린다”며 몸을 낮춘 것이 주효했다.

이 때문인지 인사문제에 대한 지적이 적었고 강도도 예상보다는 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군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총리 이하 국무위원들과 비서실은 매일 대통령을 만나는 만큼 양측이 더 많이 의논해서 국민의 이야기를 듣고 인사를 할 것을 건의하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김정훈 의원은 “대통령 지지도가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인사”라면서 “민정수석실에서 철저한 인사검증시스템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한 참석자는 “인재풀을 넓게 확보해야 한다. 참모들이 도와드려야 한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곽상도 민정수석도 이 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다시는 인사상 실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인사시스템을 정비하고 인력을 보강하겠다”고 고개를 숙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 비서실장은 워크숍 마무리 발언을 통해 “따가운 질책, 공포스러운 질책을 듣고 통렬히 반성한다. 책임을 통감하며 정말 죄송하고 잘하겠다”면서 “사람들이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하지만 지금이라도 고칠건 고쳐야 한다”고 말해 시스템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민정수석에 대한 경질론 같은 강성 목소리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참석자는 “청와대 비서들은 전부 잘못이 없다고 하니까 대통령이 잘못한게 되지 않느냐, 이게 무슨 비서냐”라면서 “인사참사 일어났는데 수석비서관이 밖에다 ‘인사 시스템이 안갖춰져 있고 인력도 없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는데 결국 어쩔 수 없었다’는 이따위 소리나 흘리니 대통령이 공격받는게 아니냐”고 쓴소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참석자는 “그동안 있었던 실수나 국민이 느끼기에 조금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은 청와대에서 사과도 한 만큼 이제 인사 문제는 다 끝나지 않았겠느냐”라며 갈등 봉합을 예상했다.

다만 새누리당이 보여준 ‘유화적 태도’는 청와대의 인사개선 약속이 전제된 것인만큼, 향후 청와대가 인사 시스템 개선을 실천하지 않거나 또 다시 인사실패가 불거진다면 갈등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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