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평가위 보고서에 담을 듯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회는 지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과 한명숙·이해찬 전 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대선 당시 지도부가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다고 공식 보고서에 기술하기로 한 것으로 8일 전해졌다. 대선평가위는 이런 내용을 담은 대선 최종 평가보고서를 9일 비대위에 보고하고, 브리핑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친노(친노무현)·주류-비주류 간 대선 패배 책임 공방이 큰 고비를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대선평가위 핵심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대선 패배 당시 지도부에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대선평가보고서에 명기하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보고서 내용을 어느 정도 수위까지 공개할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특히 대선 과정에서 ‘용광로 선대위’ 구성에 실패하고, 의원직을 유지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와 박 전 원내대표는 이-박 담합 논란이 문제로 지적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4·11 총선 당시 공천 실패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평가위는 당초 지난달 말까지 보고서를 완료할 예정이었지만, 대선 패배 책임에 대한 표현 수위를 놓고 당 외부인사와 내부인사 간에 논란이 첨예하게 대립, 발표를 늦춰 왔다. 당 내에서는 “대선이 끝난 지 4개월이 지난 시점까지 책임론을 놓고 공방만 벌이는 등 진정한 반성이 없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따라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노·주류와 비주류 간의 ‘대선 패배 책임’ 공방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비주류 측은 대선 패배 책임을 거론하며 친노·주류 측을 더욱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친노·주류 측은 대선 패배는 당 전체의 책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혁신론’으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친노·주류는 점차 전면에 나서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선후보 캠프에서 전략기획실장을 맡았던 재선의 윤호중 의원이 이날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것이 신호탄이다. 윤 의원은 친노 핵심인사로 분류돼 왔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에 친노 아닌 사람이 어디 있나. 다 친김대중이고, 친노무현이다”라며 이런 시각을 경계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2013-04-09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