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선평가보고서 ‘민주 책임론’에 무게
한상진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장이 9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날 공개한 대선평가보고서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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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대선 예비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하기 전날인 지난해 11월 22일 최후통첩식으로 제안한 ‘지지도 50% +가상 양자대결 50%’ 방식을 받지 않아 ‘아름다운 단일화’가 실패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보고서는 “문재인 전 후보가 충분히 해볼 만한 여론조사 방법이었다”고 규정했다.
그 근거로 “문 전 후보 측이 안철수 캠프의 마지막 제안을 긴급 시뮬레이션 조사한 결과, (평일 여론조사시) 문 전 후보가 우세했고, 주말 조사에서도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상황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결과는 적어도 문 전 후보에게 전달된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안 전 후보의 입당 제안설’에 대해서도 상당한 개연성을 갖는다고 해석을 내린 점에 대해서도 당내 일각의 반발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안 전 후보가 민주당에 입당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하지 않은 채 문 전 후보에게 후보직 양보를 요구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왜 문 전 후보 측은 그런 제안을 들은 바 없다고 기억하는지 살펴봐야 한다”면서 양측의 최종 담판 과정에서 격론을 주고받다가 문 전 후보 측이 듣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론했다.
단일화에 대한 전체적인 책임론에 대해 “쌍방이 협상에 무능력했다”고 평가했지만, 민주당의 책임론에 더욱 무게를 두었다.
보고서는 “안 전 후보 측이 이런 협상에 익숙한 집단이 아닌데 비해 민주당은 수없이 많은 협상을 수행해온 조직”이라며 “그런데도 민주당 또한 미숙한 수준의 처리 능력밖에 보이지 못한 것은 심각한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선평가위의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문재인-안철수 공동책임론’에 대해 민주당 인사들이 72.3% 찬성한 반면, 문 전 후보 투표자의 54.7%가 찬성했다”면서 “민주당은 이 차이를 진지하게 되물을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특히 “민주당은 안철수 캠프의 문제점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바로 그 때문에 자신의 지지율을 올리거나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면서 “만일 안철수 캠프가 합리적이고 오류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협상에서 대등한 위치를 점하기조차 어려웠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한상진 대선평가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문 전 후보와의 면담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문 전 후보가 ‘안 전 후보 개인에 대해 신뢰와 기대를 갖고 있고, 서로 조금이라도 상처가 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보고서가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 위원장은 안 전 후보에게도 면담 신청을 했으나 안 전 후보가 4·24 재·보선이 끝난 뒤 만났으면 좋겠다며 거절한 사실을 소개했다.
안 전 후보 측 관계자는 보고서에 대해 “안 전 후보는 이미 부족함이 많았다고 수차례 말한 바 있다”면서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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