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先 북한 변화’ 중시…한미 조율 주목
미국이 대북 압박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면서 한미 양국이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한미 양국이 비슷한 시기에 대북 기조의 중심축을 압박에서 대화로 이동시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는 현재와 같은 강(强) 대 강(强) 대치가 북한이 오판을 유도할 수 있다는 상황 인식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훈련을 이유로 B-52와 B-2 폭격기, 핵잠수함, F-22전투기 등을 순차적으로 한반도에 전개하면서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미국은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계획을 연기하는 등 ‘무력시위’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도 4일 브리핑에서 “상황이 더 격화돼서는 안된다”면서 “미국은 북한이 태도를 바꿀 경우 다른 경로를 밟아나가는데 열려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미묘한 태도변화는 시기적으로 지난 2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 이후에 관측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한미간 한반도 긴장 해소를 위한 출구전략 차원에서 대북 기조와 관련된 모종의 협의가 있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대북 대화를 제의했다는 점에서 한미가 외교장관 회담 등을 계기로 이에 대한 사전 협의를 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최근 미국을 방문해 고위인사와 접촉한 한 정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상황이 안정되면 한반도신뢰프로세스가 한미간 긴밀한 조율을 바탕으로 추진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가 그동안 특사제안 등 대화론에 제동을 걸어오다가 전격적으로 대화 제의를 했다는 점에서 한미간 구체적인 협의가 없었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한국 정부에 비해 미국은 북한의 선(先) 태도 변화를 더 중요시한다는 관측도 많다. 이는 대화와 압박을 병행한다는 기조에는 한미 양국이 일치하지만 대화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좀 더 경직된 입장이라는 분석이다.
한 정부 소식통은 12일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미국의 투트랙 접근은 맥을 같이 한다”면서 “그러나 미국이 자국을 공격한다고 하는 나라에 먼저 손을 내민 적은 없으며 미국 내에서 구체적인 정책 변화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