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강국인데…軍 아날로그TV 73%

디지털 강국인데…軍 아날로그TV 73%

입력 2013-05-12 00:00
업데이트 2013-05-1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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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방연구원, 국방예산 분석·평가

한해 33조원이 넘는 국방예산이 아직도 병사들의 기본적인 삶의 질 향상에 속속들이 반영되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12일 발간한 ‘2012년 국방예산 분석·평가’ 자료집을 통해 작년 국방예산의 사용처를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이 자료집에 따르면 병사들이 병영생활관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TV, 세탁기, 전기 오븐 등이 제대로 신형으로 교체·보급되지 않고 있다. 병사 봉급 수준도 징집제를 채택한 일부 국가에 크게 못 미쳤다.

병사들의 생활관 등에 비치된 TV 중 아날로그 TV는 전체의 73%(5만8천272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45%는 2002년 이전에 보급된 노후품이다.

지상파 아날로그 TV 방송이 종료됐지만 대다수 병사는 당분간 가정에서처럼 선명한 TV 화면을 보지 못하는 상황인 셈이다. 국방부와 계룡대의 육·해·공군본부에는 모두 디지털 TV가 보급됐다.

국방부는 2002년 이전에 보급된 아날로그 TV는 올해 우선 교체하고 나머지는 앞으로 예산 확보 상황을 보며 차례로 디지털 TV로 바꾸기로 했다.

병영생활관 30명당, 독립 분·소대당 1대가 보급된 세탁기도 수명이 오래돼 고장이 잦다고 한다.

전체 2만 6천여 대 가량 비치됐지만 세탁기 수명 주기를 6년으로 가정, 매년 4천300대를 교체하는 데 필요한 연간 12억9천만원의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작년 상병 기준으로 월 9만7천500원인 병사 월급도 우리나라와 같은 징집제인 대만(28만원), 이스라엘(22만원), 독일(39만원) 등보다 낮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정부가 작년 9월 발표한 ‘2012∼2016 국가재정운용계획’에는 2016년 상병기준 병사 월급은 17만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KIDA 자료집은 “병사 봉급이 군내 기본 생활비(평균 12만∼14만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조기에 현재 봉급의 2배 수준으로 증액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사 월급을 매년 15%씩 인상한다면 2017년까지 5년간 현재 수준의 예산보다 1조4천480억원이, 매년 10%씩 올리면 9천20억원, 매년 5%씩 올리면 4천217억원 가량이 각각 추가 소요될 것이라고 자료집은 덧붙였다.

국방부가 일선부대의 전투력 보강을 위해 조달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신형 전투장구류도 전 부대에 보급 완료되는 데 길게는 28년이 걸릴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편성된 개별 신형 전투장구류 예산을 기준으로 전 부대에 보급되는 시기를 계산하면, 신형 방탄헬멧은 2040년, 신형 개인천막 2022년, 신형 방탄복 2031년, 신형 전투배낭 2024년, 기능성 방한복 2019년, 기능성 전투화 2017년 등이다.

군의 조리병 가운데 입대 전 조리 관련분야 경험자는 28% 수준에 불과, 급식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야전 부대의 조리병 중 종합군수학교 교육을 이수한 비율은 51.6%에 그쳐 매년 3천68명이 교육을 거치지 않고 요리를 하고 있다.

부대 급식의 질과 만족도를 높이려고 지난 2006년부터 조리병을 대체해 전문 자격증을 보유한 민간조리원을 채용하고 있으나 전체 취사장의 47%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자료집은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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