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겉으론 “예상됐던 일”…속으론 ‘비상모드’>

<민주 겉으론 “예상됐던 일”…속으론 ‘비상모드’>

입력 2013-05-22 00:00
업데이트 2013-05-2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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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22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싱크탱크 성격의 ‘정책네트워크 내일’ 창립을 공식 선언하며 사실상 신당 창당 수순에 들어가자 “예상됐던 일이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겠다”며 애써 평상심을 유지하려 했다.

그러나 야권 재편구도가 현실로 닥친데 대해 내부적으로는 그 파장과 파괴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진보진영의 대표적 원로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연구소 이사장으로 임명된데 대해 “한방 얻어맞았다”며 허를 찔린 당혹감이 역력했다.

민주당이 외부 영입 실패로 지명직 최고위원을 내부 인사로 임명한 날, 공교롭게도 안 의원이 진보진영의 대표적 학자인 최 명예교수를 영입한 소식을 접하고 낭패감을 보인 것이다. 영입경쟁에서 외견상 ‘완패’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다.

최 명예교수는 민주당에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영입에 공을 들였던 인물이다. 올초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문희상 당시 비대위원장도 최 명예교수 ‘모셔오기’에 신경을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또 최 명예교수가 지난 대선 때 안 의원과의 연대설이 있었던 손학규 상임고문의 후원회장을 역임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안 의원과 손 상임고문의 연대 가능성에도 안테나를 세웠다.

박용진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안 의원측이 사실상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데 대해 “어차피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아니지 않느냐”며 “민주당도 그러한 일정을 감안, 혁신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최 명예교수의 연구소 이사장 임명에 대해서도 “정당정치나 노동있는 민주주의 등 새 정치의 방향에 대한 최 명예교수의 고민을 반영하겠다는 의지가 아니겠는가”라며 “안 의원이 간과해온 정당정치에 대한 인식을 보완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세력은 국민의 삶을 바꾸고 체감할 수 있는 법과 정책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을(乙) 지키기’로 대변되는 경제민주화 정책 등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식적인 입장표명과는 달리 민주당의 저류에선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의 진원지인 호남 민심의 추이에 적잖이 신경을 쓰는 눈치다.

민주당은 최 명예교수 영입으로 신호탄을 쏘아올린 안 의원의 후속 영입작업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호남 출신 중진은 “안 의원이 생각보다 빨리 창당의 길로 가는 것 같다”며 “호남에서의 ‘안풍’은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과 안 의원의 ‘새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뒤섞여 있는 것인만큼 민주당이 더욱 긴장해 혁신의 성과물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출신 3선 의원은 “인재 영입 경쟁에서 안 의원이 한발짝 앞서 나갔다”며 “민주당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아 착잡하다”고 토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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