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송 탈북청소년 1명 ‘일본인 모친’ 맞나

북송 탈북청소년 1명 ‘일본인 모친’ 맞나

입력 2013-05-30 00:00
업데이트 2013-05-30 16:0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납치 일본인 아들 관측 나와…北당국 관리 속 꽃제비 활동 어려워

라오스에서 북송된 탈북청소년 9명에 일본인 아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작년 초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A씨는 30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북송된 탈북자에 포함된 문철씨의 어머니가 일본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A 씨는 하지만 문 씨 어머니의 이름은 모른다고 했다.

일각에서 문 씨의 어머니가 1977년 납북된 일본인 여성 마쓰모토 교코(松本京子)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대북문제 전문가들은 꽃제비로 부랑생활을 하던 문 씨의 어머니가 납치 일본인일 가능성에 회의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납북 일본인의 자녀는 북한에서 대학에 다니는 등 당국의 통제 안에서 살고 있다”며 “주요 납북자의 자녀가 부랑아 생활을 하다가 탈북을 하는 상황을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특별히 관리하는 납치 일본인이 청진 등 지방도시에 방치됐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낮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본인 납치 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씨는 남한에서 납북된 김영남씨와 결혼해 평양에서 생활했고 딸 김은경은 김일성종합대학을 다녔다.

북한 당국이 납치한 일본인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만약 문 씨의 어머니가 납치 일본인이었다면 북한 당국이 문 씨의 행적을 별도로 관리할 것이기 때문에 떠돌이 생활을 하는 꽃제비가 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문 씨의 어머니가 일본인이라면 북송 일본인 처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959년부터 1984년까지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일본 니가타(新潟)와 북한 청진을 잇는 만경봉호 등을 타고 재일동포 9만3천여명이 북한으로 갔고, 이 중 1천800여 명은 일본인 아내였다.

일본인임에도 남편의 결심에 이끌려 북송선에 몸을 실은 셈이다.

이런 정황으로 볼때 문 씨가 북송 재일동포와 일본인 처 사이에서 태어났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송 일본인 처는 1997년과 1998년, 2000년 3차례에 걸쳐 북일 적십자사를 통해 일본에 있는 고향을 방문했지만, 2002년부터 일본인 납치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중단됐다.

그러나 작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북일회담에서도 일본 측은 이 문제를 북일간에 풀어야 할 주요 이슈로 제기했다.

북한도 이 문제를 대일협상의 주요 의제로 제기하려는 의도를 보였다.

일본인처 미나카와 미쓰코(皆川光子)는 작년 4월 평양에서 교도통신과 기자회견을 하고 1997년처럼 다시 일본 귀향프로그램 방식으로 일본을 방문할 기회가 생기면 기꺼이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나카와는 지금 자신이 거주하는 원산에 애초 40명 이상의 일본인처가 있었으나 현재는 9명 정도만 남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송교포들은 청진에 많이 모여살고 있어서 문씨가 청진 출신이라는 점에서 북송 일본인 처의 자식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