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저수지론’으로 ‘乙위한 정치’ 드라이브

김한길 ‘저수지론’으로 ‘乙위한 정치’ 드라이브

입력 2013-06-05 00:00
업데이트 2013-06-0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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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물 논밭으로 흘러 풍년 추수로 이어져야”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키워드는 ‘을(乙)을 위한 정치’였다.

이날 연설에 ‘을을 위한 정치’는 11번, ‘을’은 26번씩 등장했다. 연설 제목도 ‘을을 위한 정치, 대한민국의 살 길입니다’였다.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양극화 현상을 ‘갑을(甲乙) 문제라는 관점에서 접근, 이를 해소하고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해법으로 ‘을 지키기’ 드라이브를 가속화한 것이다.

6월 임시국회를 맞아 박근혜정부의 경제민주화 ‘속도조절론’을 정면으로 문제삼아 경제민주화 입법의 동력을 극대화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박근혜 정부 100일을 ‘불신, 불안, 불통의 100일”이라고 평가한 뒤 대표적 불신 사례로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한 속도조절론을 꼽으며 “대통령의 실천 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6월 국회에서도 경제민주화 관련법들이 정부여당의 약속대로 처리되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온전히 박 대통령의 몫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남양유업 방지법’ 등 경제민주화 관련 역점법안 35개를 일일이 열거, 6월 국회내 처리 의지를 내비치며 대통령·여야 지도자· 경제주체들이 참여하는 ‘갑을관계 정상화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위’의 구성을 제안했다.

특히 소설가 출신인 김 대표는 ‘을을 위한 정치’의 요체를 비유법으로 설명했다. 이른바 ‘저수지론’이다.

그는 ‘갑을(甲乙)’간 불균형 문제를 ‘저수지에는 물이 가득 차 있는데 그 아래 논밭은 타들어가고 있는 현상’에 빗댄 뒤 “이래서는 절대로 추수를 기대할 수 없다”며 “저수지의 물이 고여 있지 않고 제대로 논밭으로 흐르게 하는 것, 그래서 풍년의 추수로 이어지게 만드는 길이 ‘을을 위한 정치’”라고 역설했다.

또한 ‘편가르기식 경제민주화’를 반대한다는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의 전날 연설을 겨냥한 듯 “우리사회는 우월적 지위를 강화해온 갑과 이에 저항할 수밖에 없었던 억울한 을로 편가르기 돼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며 갑을관계를 바로잡아야만 편가르기가 아닌 사회통합이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저수지로는 모자라 해외의 버진아일랜드 같은 곳에 세운 페이퍼 컴퍼니로 흘러간 부분도 적지 않다는 걸 알게 된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며 국회 내 ‘역외탈세 및 조세도피 진상조사’ 특위 설치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원전 문제를 거론하면서도 “우리 모두가 불안한 원전이라는 이불을 깔고 잔다는 공포감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1만4천개의 부품 전수조사를 국회가 독려하고 감시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 사건’과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 통상임금 문제 등을 놓고 박 대통령을 압박하면서도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민주당의 자세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국민의 편에서 정부의 국정운영을 감시·견제하고 합리적 대안을 내놓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새로운 야당상’을 제시했다.

’을을 위한 민주당’으로 재도약, 국민 신뢰와 지지를 얻기 위해 고난의 가시밭길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혁신 의지도 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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