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복 對 불복’ 대치 심화…맥빠진 국감

‘불복 對 불복’ 대치 심화…맥빠진 국감

입력 2013-10-25 00:00
업데이트 2013-10-2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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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대선불복 정쟁 유발에 민생정책 추진 난망”野 “헌법불복 세력, 사과하고 관련자 사퇴해야”

’불복(不服)’이라는 단어가 첨예한 대치 정국의 화두로 떠올랐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논란 속에서 새누리당은 민주당을 ‘대선 불복’ 세력으로 규정한 반면, 민주당은 여권을 ‘헌법 불복’ 세력으로 칭하며 맞불을 놨다.

여야 모두 사회적 상식과 규범을 거스르는 ‘반(反)헌법 집단’의 이미지를 서로에게 덧씌우고자 팽팽히 맞서는 형국이다.
황우여(왼쪽)-김한길 연합뉴스
황우여(왼쪽)-김한길
연합뉴스


이번 싸움에서 밀리면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게 양측의 공통된 인식이어서 대치 정국의 끝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여야는 25일 이처럼 상이한 ‘불복 프레임’을 들고 난타전을 벌였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상황점검회의에서 “대선 불복 유혹은 악마가 야당에 내미는 손길이란 것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우리 국민은 금세 야당의 취지를 알아차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정책위의장도 “민주당은 이번 국감을 ‘대선 불복 국감’으로 변질시켰다”고 가세했다.

반면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직적 대선개입은 명백한 헌법 불복행위이고 이를 비호·은폐하는 행위도 헌법 불복”이라며 “’헌법수호세력’과 ‘헌법불복세력’간 한판 승부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에 대해 “언제까지 대통령의 눈치만 보며 호위무사만 자처할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여야가 이처럼 대척점에 서서 ‘불복 대결’을 벌이면서 내달초 국정감사 종료 이후의 정기국회 일정도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더구나 박근혜 대통령이 정국 현안에 대한 ‘침묵 모드’를 유지한 상태에서 11월 2일 서유럽 순방길에 오를 경우 대치 정국은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적어도 내달 중순까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국회는 이날 보건복지위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등 12개 상임위별에서 국정감사를 계속했지만, 여야 간 불복 공방 속에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보건복지위의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공약인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가 중증이 아닌 나머지 환자를 차별하는 불공정 정책인지를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4대 중증질환(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희귀난치성질환) 보장성 강화 계획이 나머지 고액 진료비 부담에 허덕이는 다른 환자들을 차별한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반해 여당인 새누리당과 공단 측은 4대 질환의 부담이 특별히 크기 때문에 우선 혜택을 주고 단계적으로 수혜 계층을 확대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맞섰다.

한국인터넷진흥원·한국정보통신산업진흥원·한국정보화진흥원 등을 대상으로 한 미방위 국감에서는 정부의 사이버 테러 대응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침해정보 시스템 구축 진행 상황과 향후 대책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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