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정원 개혁 처방전 ‘판이’…입법 잘될까

여야, 국정원 개혁 처방전 ‘판이’…입법 잘될까

입력 2013-12-04 00:00
업데이트 2013-12-0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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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파트 활동범위·예산통제권 강화·사이버심리전 규제 등 쟁점

여야가 국정원개혁특위를 구성하고 국정원 개혁 입법을 연내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국정원 개혁안을 놓고 특위 가동 전부터 이견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난항이 예상된다.

우선 국정원의 ‘국내파트’ 활동을 어느 수준까지 허용할지를 놓고 여야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합의문에 명시된 ‘국정원 직원의 정부기관 출입을 통한 부당한 정보활동의 통제 및 정당과 민간에 대한 부당한 정보수집행위 금지’ 사항에 대한 입장이 다르다. 국정원 직원들은 그동안 국내정보관(IO.Information Officer) 직함으로 관공서, 언론사, 기업 등을 출입하며 각종 정보를 수집해왔다.

새누리당에서는 국정원 직원의 정부기관 출입을 통한 정보수집이 금지되면 사실상 국정원의 국내 정보수집 창구가 막혀 국내 대공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새누리당 소속 서상기 국회 정보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정부기관 출입을 통한 정보수집을 금지한다는 것은 듣기에는 좋아 보이지만, 이게 악용되면 정보기관 업무 중에서 가장 중요한 대북 정보수집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 사항은 단순히 국정원 직원의 기관 출입을 금지하는 차원이 아니라 그동안 논란이 된 국내정보관을 폐지하는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민주당 민병두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가장 크게 문제가 되고 논란이 되는 것이 국내정보관인데 부당한 정보수집을 금지한 것은 업무 자체를 폐지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의 국정원 예산통제권 강화’ 문제를 놓고도 민주당은 국정원의 항목별 예산을 일일이 확인함으로써 국정원 활동에 대한 국회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동안은 예산 총액만 보고받아 국정원 활동상을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예산정보를 통해 조직·인력규모, 정보활동 방향 등 비밀사안들이 외부로 노출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합의문의 ‘사이버심리전 등의 활동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놓고도 여야는 동상이몽을 하는 모양새다.

새누리당은 사이버심리전 활동 규제가 북한의 사이버심리전 강화 추세에 역행하는데다, 대북 심리전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나 새누리당은 국정원에 사이버안보 컨트롤타워 역할을 부여하는 내용의 ‘사이버테러방지법’을 추진 중이다.

반면 민주당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과도 직접적 연관성이 있다고 보는 사이버심리전 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차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상설상임위화’ 여부도 쟁점이다.

민 전략홍보본부장은 “정보위를 독일, 미국 수준의 독립 상임위로 해서 (국회의원들의) 비밀접근권을 보장하도록 한 것”이라고 평가했으나 서 정보위원장은 “정치권 내 일부 종북 세력이 노리는 대로 국가 안보기관이 국회, 특히 야당 눈치만 보고 할 일을 못 하는 불상사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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