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비대위 논란, 같은 듯 다른 ‘유승민 데자뷔’

정진석 비대위 논란, 같은 듯 다른 ‘유승민 데자뷔’

입력 2016-05-19 13:20
업데이트 2016-05-1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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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압박에 코너 몰렸지만 ‘전국구 정치인’ 도약 반사이익도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추진했던 비상대책위와 혁신위 인선이 친박(친박근혜)계의 저항으로 무산된 사태가 1년 전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의 ‘국회법 파동’을 떠올리게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평적 당·청 관계와 탈(脫) 계파’를 기치로 내걸고 선출된 정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상임전국위와 전국위에서 비주류 일색의 임시지도부 인선안을 통과시키려 했지만, 친박계의 조직적 보이콧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정 원내대표는 18일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가 19일 오전까지 지역구인 공주에서 머물며 해법 모색을 위한 ‘무언의 항의 시위’도 벌였다.

이에 친박계 일각에서는 비대위 인선 백지화를 요구하면서 이를 계속 거부한다면 원내대표직도 내놓으라고 정 원내대표를 압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해 5월 당시 원내대표였던 무소속 유승민 의원이 국회법 파동으로 친박계와 정면 충돌했을 때와 상당히 유사한 상황이다.

유 의원도 당시 수평적 당·청 관계를 내세우며 야당과 국회법 개정안 처리에 합의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그를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자 당내 친박계가 ‘유승민 책임론’을 강력히 제기해 자진 사퇴를 이끌어냈다.

유 의원은 이후 당내에서 철저한 비주류의 길을 걷다 20대 총선 공천에서도 결국 낙천했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가 처한 현재 상황은 당시와는 적잖이 다르다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지난해 국회법 파동 당시에는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40%대를 유지하는 견고함을 보였고, 친박계도 결속이 잘 돼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총선 공천을 앞두고 소속 의원들이 주류 측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이에 비해 현재는 총선 참패로 주류의 힘이 상당히 빠진데다 집권 후반기에 접어든 박 대통령의 지지도도 1년 전보다 떨어진 상태여서 ‘위력’으로 정 원내대표를 자리에서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고오 있다.

또 총선 공천이 모두 끝난 만큼 소속 의원들 역시 앞으로는 대통령과 주류의 눈치를 보기보다는 차기 주자 쪽으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정 원내대표가 친박계의 압박을 견뎌내며 ‘버티기’에 들어간 것도 이러한 차이가 작용하고 있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 원내대표와 유 의원이 친박계 공세의 반작용에 힙입어 역설적으로 정치인으로서의 입지를 키웠다는 점은 공통점이다.

유 의원은 국회법 파동과 공천 논란, 복당 논란 등을 거치면서 연일 도하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그 결과 여권의 대표적인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도약했다.

정 원내대표 역시 4선 당선인임에도 지역구 유권자 외의 일반인들에게는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정치인이었지만, 이번 인선 파동을 통해 ‘전국구 정치인’으로 부상하는 듯한 모습이다.

비대위·혁신위 무산으로 정치적 타격을 입었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국면을 잘 헤쳐나가는 정치력을 다시 발휘할 경우 김종필(JP) 전 국무총리 이후 나타나지 않았던 ‘충청 맹주’의 자리를 채울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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