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당협 총회도 무산…깊어지는 정진석의 고민

25일 당협 총회도 무산…깊어지는 정진석의 고민

황비웅 기자
황비웅 기자
입력 2016-05-22 22:46
업데이트 2016-05-23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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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비박 수적 우위 우려해 반발… 외부 비대위원장이냐 친박 비대위원 보충이냐 2가지案 놓고 고심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주말인 22일에도 비상대책위원장 겸직 여부를 놓고 장고를 거듭했다. 지난 20일 원내지도부·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의 의견을 골고루 수렴했지만 선뜻 본인의 거취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25일 개최할 예정이었던 원내·외 당협위원장 총회마저 무산되면서 당 내홍이 길어질 조짐까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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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연합뉴스
●鄭 “비대위원장 겸직 시간 두고 생각”

정 원내대표는 당초 원내·외 당협위원장 총회를 열어 다시 한번 총선 참패에 대한 당 쇄신 방향 등에 대해 의견 수렴을 갖고 결론 도출을 시도한다는 계획이었다. 20대 국회 당선자뿐 아니라 낙선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까지 총출동하는 자리인 만큼 친박계에도 수적으로 밀리지 않는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말을 거치면서 이런 기류는 바뀌었다. 25일로 예정된 총회에서 비박계가 수적 우위를 점할 것을 우려한 친박계가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25일 총회를 한다고 한 적이 없다. 잘못 알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장 겸직 여부에 대해서는 “(친박계에서) 독단적, 독선적이라고 비판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천천히 생각해 보려 한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국회법 개정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예정했다가 5분 전에 갑작스레 취소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새누리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원내대표실에서 기자 몇 분과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국회법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몇 분 안 계셔서 취소했다고 한다. 당 대변인실에서 기자들에게 잘못 알린 것 같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당내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얘기가 나온다.

정 원내대표의 고심은 길어지고 있다. 그의 앞에 놓인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친박계에서는 혁신비대위를 구성하되 원내대표직과 비대위원장직의 분리를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원장은 친박 성향의 전직 당 대표나 원로 가운데 황우여·강재섭 전 대표 등을 거론하고 있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를 해야 된다. 앞으로 구성될 비대위는 전당대회 관리 정도밖에 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당 대표가 중심이 돼 쇄신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비박계는 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직을 겸임하고 현재 내정된 비대위원을 그대로 끌고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친박계의 외부 비대위원장 영입 요구는 ‘관리형 비대위’를 통해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해 ‘당권 장악’을 하려는 꼼수라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현재 내정된 비대위원 외에 친박 성향의 위원들을 보충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친박 “조기 전대… 당 대표가 쇄신해야”

정 원내대표는 연일 친박계의 간섭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날 “나는 친박에 빚진 것이 없다”고 했던 정 원내대표는 이날 “언론도 앞으로 친박, 비박이라는 표현을 좀 쓰지 말아 달라”며 “왜 대통령의 ‘라스트네임(성)’으로 그룹 이름을 짓느냐”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2016-05-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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