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7주기] 돌아온 孫 “강진만 바라보며 추모했다”

[노무현 대통령 7주기] 돌아온 孫 “강진만 바라보며 추모했다”

이슬기 기자
입력 2016-05-23 20:24
업데이트 2016-05-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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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련사에서 지지자들 만나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
백련사에서 지지자들 만나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 23일 전남 강진 백련사에서 지지자들과 만난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 2016.5.23
연합뉴스
최근 정계복귀를 시사해 돌풍의 핵으로 떠오른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다시 초야에 묻혀 칩거에 들어갔다.

4박 5일간의 일본 방문을 마치고 전날 귀국한 손 전 고문은 23일 오후 전남 강진의 토담집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오늘 강진만(灣)을 바라보면서 (7주기를 맞은)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했다”고 말했다.

만덕산 자락에 소박하게 지어진 그의 토담집에서는 강진만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그는 최근 정치판 새판짜기·새그릇론을 언급, 정계복귀 초읽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지만 이날 기자와 만나서는 자신의 향후 정치 행보와 관련한 질문에는 먼 산만 바라보며 미소를 띠우며 대답을 대신했다.

그는 손님이 많이 찾아오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오지 않는다. 와도 내가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을 아니까”라고 답했다.

다만, 더민주 내부의 국회의장 후보 경쟁이나 전당대회 등 상황에 대해서는 현재 주자가 누구인지 등을 물어보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의 토담집에 걸린 다산 정약용 선생의 글귀인 ‘다산제생문답’도 눈에 띄었다.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했던 다산이 고향으로 돌아간 뒤에도 이 곳을 잊지 못해 연못의 잉어는 얼마나 자랐는지, 백련사의 동백은 무성한지 등 안부를 묻는 내용이다.

손 전 고문은 이날 점심 때에는 등산복 차림으로 부인 이윤영 여사와 함께 거처와 가까운 백련사에서 공양을 들었다. 백련사로 찾아온 몇몇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기도 했다.

일본 방문 후 집으로 돌아온 소감에 대해선 “오랜만에 늦잠을 푹 잤다. 잘 쉬었다”고 전했다.

최근 잇단 ‘외출’에서 의미심장한 발언으로 야권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킨 직후이지만, 정작 본인은 조용한 일상으로 다시 돌아간 것처럼 보였다.

정치권에서는 손 전 고문이 언제 토담집에서 내려올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다.

지난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차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국민이 새 판을 시작하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했고, 전날 입국 현장에서도 “새그릇을 만들기 위한 정치권의 각성과 헌신, 또 진정한 노력을 담아내는 새판이 짜여져야 한다”고 말했다.

모두 강한 정계복귀 의사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들이다.

이에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가에서는 손 전 고문의 복귀 시점과 지점을 놓고 많은 추측이 나돌고 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경쟁하듯 ‘러브콜’을 보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제3지대로의 합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계개편의 한 축으로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언급은 철저히 삼간 채 쏟아지는 질문에도 소이부답(笑而不答)으로 일관하며 유유자적했다.

손 전 고문의 한 측근은 “요즘은 손님이 찾아와도 별다른 말없이 미소만 지으신다”며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걷는 3다(三多) 생활을 하고 계신다”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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