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대회 이후 첫 ‘엘리트층’ 탈북…체제불안 커졌나

北, 당대회 이후 첫 ‘엘리트층’ 탈북…체제불안 커졌나

입력 2016-05-23 17:01
업데이트 2016-05-2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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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식당 종업원 잇따라 탈북…대북제재에 따른 경영난 영향

‘김정은 시대’를 공식 선포한 제7차 노동당 대회 이후에도 북한 내 엘리트층으로 꼽히는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해 체제 불안 요소가 커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닝보(寧波)의 류경식당에서 근무하던 북한 종업원 20명 중 13명이 집단 탈출해 지난달 7일 국내 입국한 데 이어 중국 소재 한 북한식당의 종업원들이 최근 추가로 탈출해 제3국에서 한국행을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신성분이 좋고 북한 내에서 중산층 이상인 해외식당 종업원들이 잇따라 탈북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추가 탈북한 중국 소재 북한식당 종업원은 2~3명으로 동남아의 한 국가에서 한국행을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6~9일 평양에서 열린 당 대회 이후 근무하던 중국내 식당에서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대회를 전후로 한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의 잇단 탈출은 지난 3월 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이후 북한 해외식당이 경영난을 겪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27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따라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등 외국에 있는 북한 식당 20여 곳이 폐업하거나 영업을 중단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바 있다.

대북제재로 경영난을 겪는 와중에 상납금을 보내라는 본국의 압박이 커지면서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은 탈북을 결심하기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7일 입국한 탈북 종업원 A씨도 탈북 계기를 묻자 “최근 대북제재가 심해지면서 북한 체제에는 더는 희망이 없다고 보고 희망이 있는 서울로 탈출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생활하면서 TV와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 사회의 실상을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것도 탈북 결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부터 인민군 고위 장교와 외교관, 외화벌이 일꾼 등 북한 내 엘리트층이 잇따라 탈북하는 것도 ‘김정은 체제’ 불안정성이 커지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해 탈북해 국내 입국한 정찰총국 출신의 인민군 대좌(우리의 대령)는 지금까지 탈북한 북한군 출신 중 최고위직으로 알려졌다.

정찰총국의 대좌는 인민군 일반부대의 소장(별 1개·우리의 준장) 또는 중장(별 2개·우리의 소장)급에 해당하는 직위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북한군 장성이 탈북해 국내에 입국한 사례는 아직 없다.

최근 북한 외교관들의 한국행도 김정은 체제의 불안요소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재작년 태국 주재 북한 외교관이 한국으로 망명한 데 이어 작년 5월 아프리카 주재 북한 외교관도 한국행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대회를 계기로 누적된 주민 불만으로 인해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이 앞으로 훼손될 수 있다는 관측이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이번 당 대회에서 기대와 달리 ‘김일성·김정일주의’를 넘어서는 자신만의 사상을 제시하지 않았고,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휘황한 설계도’도 제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경제난과 함께 가해지는 ‘속도전’의 피로감으로 주민 불만이 커졌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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