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法)을 밥 먹듯 어기는 ‘로 메이커’(Law Maker)

법(法)을 밥 먹듯 어기는 ‘로 메이커’(Law Maker)

이영준 기자
이영준 기자
입력 2016-06-06 21:53
업데이트 2016-06-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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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법엔 처벌 규정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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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첫 임시국회를 이틀 앞둔 5일, 국회는 여야의 원 구성 협상이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의사당 앞에 빨간 신호등이 켜져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
20대 국회 첫 임시국회를 이틀 앞둔 5일, 국회는 여야의 원 구성 협상이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의사당 앞에 빨간 신호등이 켜져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
20대 국회 원 구성도 결국 법정 기한을 어기게 됐다. 22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시한을 지킨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오히려 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법 5조 3항은 총선 후 최초의 임시국회는 임기 개시 후 7일에 집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5월 30일부터 임기가 시작됐으므로 6월 7일에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 그리고 15조 2항은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이때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각 상임위원장은 41조 3항에 따라 이날로부터 3일 이내, 즉 6월 9일까지 정해야 한다.

하지만 여야는 이런 국회법을 싸그리 위반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6일 여야가 밤 늦게까지 진행한 원 구성 협상이 결렬되면서 7일 본회의가 사실상 무산됐다. 이로 인해 9일까지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것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의원들이 법을 어기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국회는 국회법 85조의 3에 따라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그해 11월 30일까지 마쳐야 한다. 하지만 2014년 예산안 자동부의제가 도입되기 이전까지 예산안은 법정 시한을 어기고 해를 넘기기 일쑤였다.

총선 선거구 획정안도 법정 시한을 지킨 적이 거의 없다. 공직선거법 24조의 2에 따르면 국회는 지역구를 선거일 1년 전까지 확정해야 한다. 하지만 국회는 선거구 획정을 총선 때마다 선거에 임박해 확정했다.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도 헌법재판소가 명시한 획정 시한인 지난해 12월 31일을 경과했다. 이 때문에 선거를 3개월 여 앞두고 선거구가 없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을 어긴 의원들을 처벌할 규정은 마땅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관계자는 “국회법은 처벌을 위한 법안이 아니기 때문에 징계 규정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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