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외교장관 쿠바 첫 방문 파장…‘형제국’ 北, 심리적 충격 클 듯

韓외교장관 쿠바 첫 방문 파장…‘형제국’ 北, 심리적 충격 클 듯

입력 2016-06-06 15:23
업데이트 2016-06-06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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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와의 국교수교 향한 이정표…“이심전심의 공감대 형성”고위급 교류 등 접촉면 확대될 듯…北 변수 여전히 숙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우리나라 외교수장으로서는 처음으로 미수교국 쿠바를 방문, 쿠바 외교장관과 5일(현지시간) 첫 공식 회담을 함으로써 양국간 수교로 가는 길에 중대한 이정표를 마련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윤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관계정상화에 대한 우리측 의지와 의사를 강력히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 측의 구체적인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우리 정부의 최고위급 인사가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에게 직접 소통했다는 점에서 쿠바 측 역시 우리의 의지를 분명히 확인하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 스스로 회담 직후 관계정상화를 위한 “이심전심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느꼈다”면서 “옛날에는 ‘조그만 길’이었다면 이제는 훨씬 더 큰 길이 여러 갈래로 나오고 있고, 이번에 제가 온 길이 비교적 제대로 된 길이 되는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쿠바 외교장관 회담이 처음으로 열리고 당초 언론 공개를 극도로 꺼리다 막판에 쿠바가 공개에 합의한 것과 관련, 한 외교 소식통은 “우리나라와의 관계진전을 위해 쿠바측이 나름대로 준비가 됐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쿠바 ‘공들이기’는 북한과 가까운 이란과 우간다 등에 대한 외교노력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쿠바의 ‘형제국’ 북한이 느끼는 압박과 위기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이 “다양한 후속협의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혀 이번 외교장관 회담 이후 양국 간 고위급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쿠바와의 다양한 협력사업 개발을 통해 공통의 분모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것이 기후변화 대응이다.

정부는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쿠바를 비롯해 카리브 연한 도서국들의 해안선 침식이 현실적 위협으로 부상한 것과 관련, 적극 기여를 검토하고 있다.

해안선 침식에 대한 대응은 쿠바 측이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우리 정부에 제안했던 것 중의 하나다.

윤 장관은 회담에서도 카리브 지역에서의 기후변화 협력사업에 기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로드리게스 장관과은 이에 대한 기대와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

정부는 해안선 침식 대응을 위해 수백만 달러 규모의 지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쿠바 및 ACS(카리브국가연합) 사무국 측과 올해 하반기부터 기여 방안에 대해 실무협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쿠바의 빗장을 당장 열기에는 북한 변수라는 현실적 제약이 여전하다.

북한과 쿠바는 피델 카스트로 혁명정권 수립 직후인 1960년 수교했으며 1986년 카스트로가 북한을 방문했을 때 친선협조조약을 체결하는 등 혈맹, 형제국으로 통한다.

쿠바가 한국과의 관계개선에 뜸을 들이는 이유도 북한을 의식한 것이다.

쿠바가 미국과의 관계정상화 이후 본격적인 실용노선을 걸으면서 북한과의 관계도 시간이 갈수록 맹목적 관계에서 ‘정상화의 길’로 갈 가능성이 적지 않지만 북한 변수는 여전히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로 가는 길에서 최대 걸림돌이다.

북한과 가까운 이란, 우간다에 이어 북한의 혈맹인 쿠바에 대한 우리 정부의 외교력이 강화되면서 북한도 한·쿠바 관계 정상화를 막기 위해 주쿠바 공관을 중심으로 사활을 건 ‘저지·방해’ 공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경원 한국외국어대 중남미연구소장은 6일 “쿠바와 미국의 관계정상화에 멕시코와 베네수엘라, 교황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안다”면서 “우리도 쿠바 당국은 물론 쿠바의 우방인 베네수엘라와 교황 등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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