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친노’ 정세균 압승…고스란히 드러난 더민주 역학지도

‘범친노’ 정세균 압승…고스란히 드러난 더민주 역학지도

입력 2016-06-09 14:38
업데이트 2016-06-0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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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친문의 힘’ 재확인, 초선도 몰표…“오더까지도 필요없어”정세균 “20대국회, 때론 강경함도 필요할 것”

더불어민주당의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 후보 선출 경선에서 ‘범 친노(친노무현)’ 인사로 분류되는 6선의 정세균 의원이 압승을 거두자 당내에서는 친노·친문(친문재인) 진영의 힘이 거듭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과의 분당 사태와 4·13 총선을 거치면서 당내에서 친노·친문 진영의 세가 더 강력해졌고, 이번 경선에 이런 역학구도 변화가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날 정 의원이 획득한 표는 전체 121표 가운데 58.6%에 해당하는 71표다. 2위를 차지한 문희상 의원(35표)의 두 배를 넘어선 숫자다.

문 의원 역시 친노 인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날 ‘범친노’로 분류되는 두 후보가 가져간 표는 121표 가운데 106표로, 무려 87.6%에 달한다. 이에 비해 별도의 계파가 없는 이석현 의원은 6표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

애초 ‘무계파’가 오히려 장점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들어맞지 않았다.

특히 당 안팎에선 이번 경선에서 초선들이 대거 정 의원에게 몰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낙선 후보 중 문 의원(35표)이나 박병석 의원(9표), 이 의원(6표)이 가져간 표는 이들과 과거부터 깊은 관계를 맺은 의원들이 던진 ‘고정표’일 확률이 높다”며 “초선보다는 함께 의정 생활을 오래 한 재선 이상 의원들이 투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특정 계파의 조직적인 움직임보다는 성향에 따라 투표한 결과가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총선에서 새로 진입한 초선 의원들의 성향이 ‘범친노’ 정체성과 유사해 자연스럽게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초선 의원들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지 못해 투표장에서 결정하겠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결국 자유롭게 투표한 결과가 표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정도 상황이라면 이른바 ‘오더’를 내릴 필요조차 없다. ‘오더’로도 뒤집을 수 없을 정도의 대세가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정 의원이 ‘온화한 리더십’을 보이면서도 국가정보원 개혁특위 위원장을 맡는 등 때때로 강경한 면모를 보여준 점도 의원들의 표심을 잡는 데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정부·여당과 거야(巨野)의 충돌이 잦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정 의원은 경선 승리 직후 “20대 국회는 온건함 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것이다. 때로는 강경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차기 당 대표를 결정하는 전당대회가 석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내에서는 이런 기류가 당권 경쟁에까지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현역 의원들은 지역위원장을 겸하면서 당연직으로 대의원이 되는 만큼 의원들 사이의 표심은 전당대회로도 그대로 연결될 수 있다.

당 관계자는 “전대에서도 이번 국회의장 후보 경선처럼 한 쪽으로의 쏠림현상이 나타날지가 관심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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