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18개 상임위원장 선출…전문성보다 ‘감투 나눠먹기’

여야, 18개 상임위원장 선출…전문성보다 ‘감투 나눠먹기’

장은석 기자
입력 2016-06-13 21:20
업데이트 2016-06-1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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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법사·정무 ‘1+1+2년’씩 배분…더민주는 예결·윤리 1년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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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상임ㆍ상설특별위원장 선거에서 상임위원장 18명의 선출안이 본회의를 통과된 후 정세균 국회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6.6.13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상임ㆍ상설특별위원장 선거에서 상임위원장 18명의 선출안이 본회의를 통과된 후 정세균 국회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6.6.13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여야가 13일 제20대 국회의 18개 상임위원장 자리의 주인을 선출했지만, 일부 상임위원장직 배분이 전문성보다는 선수(選數)에 따른 경력 관리용이나 계파 안배에 따라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에서는 모든 법안이 마지막에 거쳐 가기 때문에 핵심 상임위로 통하는 법제사법위 위원장을 권성동, 여상규 의원이 각각 1년씩 맡아 전반기를 담당하고, 후반기 2년은 홍일표 의원이 맡기로 했다.

또 기업구조조정과 금융권을 다루는 주요 상임위인 정무위는 법사위와 같은 ‘1+1+2년’ 방식으로 이진복, 김용태, 김성태 의원이 각각 교통 정리를 마쳤다.

심지어 안전행정위는 전반기 2년을 3명이 8개월씩 나누자고 했다가 결국 경선을 통해 유재중 의원이 당선됐고, 기획재정위도 경선 끝에 조경태 의원이 차지했다.

이렇게 경선을 거친 상임위는 임기 2년을 채우기로 했다고 한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 나눠먹기에 대한 비판 여론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제19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도 그런 선례가 있다”면서 “3선 의원이면 위원장 자격은 갖춘 분들인데 의원들 간에 자율적으로 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더민주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와 산업통상자원위를 1년씩 나눠 맡았던 전례를 지적한 것이다.

더민주 역시 이번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와 윤리특위 위원장을 김현미, 백재현 의원이 각각 1년씩 번갈아 담당할 계획이다.

당초 2년씩 하자는 의견이 나왔으나 예산 배분에 결정적 권한을 갖는 예결특위원장을 한 명이 맡을 수는 없다는 반박에 따라 나누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18∼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썼던 방법을 답습한 것이다.

여야는 본회의를 열어 이 같은 위원장 선출안을 의결함에 따라 결국 상임위원장 쪼개기 꼼수를 통해 감투를 늘려 일자리를 창출한 셈이다.

국회법(제20조)은 ‘상임위원의 임기는 2년으로 한다’고 규정함에 따라 국회는 전·후반기로 나눠 위원장과 위원을 뽑는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임기를 2년으로 한 것은 소관 상임위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 입법부의 견제와 감시 기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면서 “소관 부처가 많기 때문에 짧게 하면 업무 파악하는 데만 임기를 허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경우 원래는 18개 상임위 가운데 10개 위원회를 차지했지만 제20대에서는 과반이 붕괴되면서 위원장을 맡을 수 있는 상임위가 8개로 줄어든 반면 위원장을 원하는 3·4선은 24명이나 되기 때문에 자리다툼이 어느때보다도 치열했다.

게다가 경쟁 후보들은 어떻게든 전반기 위원장을 따내려는 생각이 강했다. 내년 말 대선이 끝나면 정권이 교체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소관 부처에 대한 장악력이 강한 여당 때 위원장을 맡겠다는 심산이었다.

또 지금 약속하더라도 후반기 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일단 선점하겠다는 심리도 깔렸던 것으로 보인다.

상임위원장은 ‘의정활동의 꽃’으로도 통한다. 그만큼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다음 총선에서 당선되기 위한 경력으로도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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