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두달’ 닻내리는 與비대위…“혁신에 역부족”

‘아쉬운 두달’ 닻내리는 與비대위…“혁신에 역부족”

입력 2016-08-08 13:28
업데이트 2016-08-08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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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계파구도 벽에 막혀 당 혁신·화합 추진 한계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8일 60여 일간의 활동을 마무리 지었다.

4·13 총선 참패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고 혁신과 화합의 기틀을 다지겠다며 야심차게 출범한 비대위였지만 사실상 계파 간 갈등과 분열로 점철된 당내 현실의 벽을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게 대체적 평가다.

그나마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탈당파 복당 결정 문제로 한 차례 파장을 일으킨 바 있지만 결과적으로 이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 논리가 두고두고 비대위의 발목은 잡은 셈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후 비대위의 행보는 ‘혁신’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지적이다. 백화점식 현장행보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을 뿐, 이른바 ‘공천 개입 녹취록 파동’처럼 정치적으로 예민한 현안에는 명확한 언급을 피하는 등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또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명분으로 내놓은 세비동결 방침은 ‘정치 쇼’에 지나지 않는다는 혹평을 받았고, 뜬금없는 대선후보 컷오프제 도입 발표 또한 스스로 논란만 불러일으켰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인선단계에서부터 계파 문제로 진통을 겪으면서 절반 이상을 정당 경험이 없는 외부위원으로 채우고 출범한 비대위에 지나친 기대를 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다는 시각이 나온다.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의 마지막 회의에서는 이런 아쉬움이 묻어나왔다.

김희옥 위원장은 “새누리당은 무엇보다 스스로 가장 엄격하고 국민 앞에 겸손하며, 국민에게 무한책임을 다하는 당이 되길 바란다”면서 “그간 부족하고 잘못됐던 점은 제 부족함으로 인한 것이니 너그러이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앞서 탈당파 복당 문제를 둘러싼 비대위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에 불만을 제기하며 한시적으로 당무를 거부하는 등 진통을 초래한 바 있다.

당시 복당 결정을 주도하며 김 위원장과 대척점을 이뤘던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도 “일괄복당이야 말로 혁신과 화합이란 총선 민의를 수용하고 정권재창출의 기반을 다지는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재확인하는 동시에 본인이 합류하게 될 새 지도부의 책무로 박근혜 정부의 성공과 정권재창출 등을 거듭 강조했다.

김영우 의원은 “비대위원이 될 때도 우여곡절을 겪고 어렵게 됐는데, 당이 어려울 때 비대위원을 맡아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되돌아보면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이학재 의원은 또 “특히나 계파 갈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당내 화합을 끌어내야 하는 과제에 대해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민의 수렴을 위해 학계와 전문가집단에서 영입된 외부위원들의 지적은 더욱 날카로웠다.

민세진 위원(동국대 교수)는 “집권 9년차 정당의 매너리즘 때문인지, 아니면 (구성원들 간) 생각이 너무 비슷해서인지 국민의 마음을 읽는 데 부족함이 있다는 것을 느꼈고, 국민의 마음을 얻는데 너무 몰두한 나머지 원칙과 정도가 타협에 밀리는 모습도 봤다”고 지적했다.

임윤선 위원(변호사)도 “더이상 국민이 새누리당이라는 브랜드 하나로 쫓아오는 시기는 지났다”면서 “새누리당이 부디 국민 만큼 강해지고, 더 따듯해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비대위 마지막 회의는 그동안의 활동 내용을 정리한 보고서 발간을 의결하고 9일 열리는 제4차 전당대회의 최종 준비상황을 점검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고 지상욱 대변인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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