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부대 군의관, 급성맹장염 걸린 병사에 소화제 처방”

“육군부대 군의관, 급성맹장염 걸린 병사에 소화제 처방”

입력 2016-10-12 16:01
업데이트 2016-10-1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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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총장 “시의적절 조치않고 상처준데 대해 깊이 사과”

육군의 한 부대에서 급성맹장염에 걸린 병사가 복통을 호소했으나 군의관이 소화제를 처방하는 등 응급조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12일 지적했다.

이 의원이 군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전역한 A 씨는 육군 모 사단에서 복무 중이던 지난 7월 26일 복통을 느끼고 사단 의무대를 방문했으나 군의관은 소화제만 처방하고 A 씨를 돌려보냈다.

A 씨는 복통이 가시지 않자 다시 의무대를 찾았지만 다른 군의관도 진통제와 수액 등만 처방했다.

밤새 복통에 시달린 A 씨는 이튿날 낮에야 사단 의무대에서 급성맹장염 진단을 받았다.

A 씨를 급히 병원으로 옮겨야 하는 상황에서도 부대는 후송차량을 빨리 준비하지 못했고 A 씨는 늦은 오후에야 민간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처음 복통이 시작된지 25시간이나 지난 시점이었다.

급성맹장염에 걸렸는데도 수술을 제때 받지 못한 탓에 A 씨는 복막염과 장폐색 등 합병증까지 일으켰다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이 의원은 A 씨 부모가 부대 측에 항의하자 부대 일부 간부들이 ‘청원 휴가까지 줬는데 무엇을 더 바라느냐’, ‘국민신문고에 올려봐라’ 등과 같은 말로 상처를 줬다고 지적했다.

결국, A 씨 부모는 지난달 초 이 사건에 대해 항의하는 진정서를 부대에 제출한 데 이어 같은 달 국방부에도 민원을 냈다.

부대 측은 이 사건을 조사 중이며 의무대 등의 조치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될 경우 관련자를 징계할 방침이다.

이 의원은 “응급환자에 대한 조치 미비와 군의관·간부의 업무 태만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며 “군 당국은 장병들이 진료받을 권리를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사건을 거듭 제기하자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은 “군 의료체계 전반과 후송, 진료체계의 여러 문제점이 노정됐다”며 “군 간부들이 시의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고 부적절한 언행으로 상처를 준 데 대해 총장으로서 깊이 사과한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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