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지도부사퇴 요구 거부 “내가 도둑질했나”…朴대통령 개각 사전교감설엔 침묵

이정현 지도부사퇴 요구 거부 “내가 도둑질했나”…朴대통령 개각 사전교감설엔 침묵

입력 2016-11-02 14:28
업데이트 2016-11-0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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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개각…이정현 지도부사퇴 요구 거부
朴대통령 개각…이정현 지도부사퇴 요구 거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 간담회에서 정병국 의원의 발언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2016.11.2.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새누리당이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을 수습하기 위해 지도부와 중진의원 간담회를 열고 이를 언론에 공개까지 했으나 지도부 사퇴론을 둘러싸고 설전이 오가는 등 민망한 모습이 연출됐다.

이정현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중진의원 간담회에서 격론을 벌이다가 “저는 국민과 당원들로부터 선장으로서 권한을 위임받았다. 제주도까지 잘 가면 좋은데 이렇게, 어려운 일이 생겨 저도 당혹스럽고 당황스럽고 불안하고 겁난다”고 말했다. 이어 “잠 오는 약을 평소보다 세 배로 먹어도 잠이 안 온다. 이런 위기 극복을 위해 중진 의원들이 지혜와 능력을 나눠달라. 선출된 당 대표로서 위기 수습한 뒤 다시 이런 주문을 한다면 그때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며 지도부 사퇴 요구 거부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간담회는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했는데 그 와중에 민망한 말싸움이 오가기도 했다.

비주류인 정병국 의원은 “안타깝지만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 길은 지도부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 체제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정현 대표가 그동안 어떤 말을 했고, 무슨 일을 했는지까지 거론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이게 국민적 여론이고 사태를 수습하는 길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이정현 대표는 “내가 무슨 도둑질이나 해 먹은 것처럼, 누구하고 연관된 것처럼, 그런 식으로 오해할 수 있게끔, 과거에 뭐가 있는데 마치 안 한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그런 말은 공식 석상에서 적절하지 않는다고 본다”며 ‘발끈’했다. 또 “기왕 얘기 나온 김에 있는 대로 말씀해주세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현 대표의 다그침에 정병국 의원이 “지금 말싸움하려고 하는 게 아니고요.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세요”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기 언론도 다 있으니까 구체적으로 이정현이 뭘 어떻게 했다고 하는 걸 이야기하라”며 말을 이어갔다.

정병국 의원이 “당 대표시기 때문에 제가 자제하는 거다”라고 답하자 이정현 대표는 거듭 “자제하지 말라니깐요”라며 말싸움을 접지 않았다.

두 사람의 언쟁이 길어지자 김무성 전 대표가 슬그머니 일어나 회의장을 나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결국 말싸움은 주변 의원들이 “그 정도로 하십시다”라며 말리면서 볼썽사납게 마무리됐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날 회의 중에 청와대가 국무총리 등 개각을 전격 발표한 데 대해 청와대와 이정현 대표 사이에 사전에 교감이 있지 않았느냐는 의구심도 나왔다.

실제로 회의 중 정병국 의원이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총리 내정자를 발표했다는데 사전에 아셨느냐”고 묻자 이정현 대표는 대답 대신 뭔가가 적힌 노란색 포스트잇을 들어 보였다.

이에 정병국 의원은 “대통령께 진언하려고 모였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여기서 백날 떠들어봐야 의미 없는 것 아니냐. 회의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반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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